사람이야 없겠지만 암 예방의 날을 만들어야 할 만큼 이제 우리 주변에서 암은 흔한 질병이다.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유방암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인들이 전 생애 중 유방암에 걸릴 위험은 해마다 1%씩 증가해왔으며, 유럽연합(EU)에서는 2.5분당 1명의 여성이
유방암을 진단받고 7.5분당 한 여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한다. 한국은 여성 30명당 1명이 유방암에 걸리고 있어 서구에 비해 발병률은 낮지만
증가율은 서구의 20배에 이를 정도로 높다. 더군다나 국내 유방암의 경우 발병 인구의 60%가 완경(폐경) 전인 40대 이하의 젊은 여성이며
20·30대 유방암 발병 비율이 전체의 25%를 차지해 더욱 우려된다.
유방암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통 유전적 요인,
개인의 재생산력, 생활습관이 이 지목된다. 유방암 유전자로 인한 암 발병은 10~15%정도밖에 되지 않는 반면, 생활습관 요인이 3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50%의 요인은 우리 사회 속에 있다고 한다. 최근 연구들은 유방암 발병률이 낮은 아시아 여성들이 서구로 이민 갈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이민 간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일란성쌍둥이라 할지라도 암에 걸릴
가능성은 입양 가족과 5배나 높은 관계를 보인다. 이는 ‘먹고 마시고 숨 쉬는 것들’에서 암이 발생한다는 뜻이고, 또한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뜻도 된다.
암 예방을 위해 우리 사회는 ‘조기 검진’과 ‘생활습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암을 일으키는 유해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에도 주목해야 한다. 살충제로 죽어버린 숲을 이야기한 ‘침묵의 봄’의 저자 레이철 카슨은 유방암으로 비대해진 종양이 신경을 눌러
오른손을 움직이기 힘든 지경에서도 이 책을 썼다. 유방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유해화학물질에 대해 경고했던 그의 시선으로 주변을 보면 성분이 걱정되는
화학제품들이 많이 눈에 띈다. 로션, 샴푸, 염색약, 매니큐어, 모기약, 방향제, 합성세제, 살충제, 농약, 일회용 플라스틱
등.
일부 화학제품은 유방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모방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역할을 한다.
화장품에 들어 있는 파라벤과 향수나 방향제, 일부 플라스틱에 들어 있는 프탈레이트, 드라이클리닝 성분, 가구나 가전제품이 타지 않도록 첨가되는
난연제 성분, 동물에게 투여되는 유전자 조작 성장호르몬, 농약과 살충제, 자동차 배기가스 성분이 의심을 받는다. 실제로 국내 유방암 환우와
비환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니큐어나 청소용 세척제의 잦은 사용, 거주지 근처의 큰 도로나 버스 터미널, 야간에 일한 경험이 유방암과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암 예방의 날에도 어김없이 조기검진이 강조될 것이다. 그러나 1차 예방은 병을 빨리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병 자체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달콤한 위로보다 아픈 분노가 힘이 된다. “8만 종의 합성화학물질 중 발암성 검사를 받은 물질은
약 2%뿐이며, 1976년 이후 정확히 5종의 물질만이 금지됐다”는 미국 상황이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4만여 종이며 내분비계 교란물질과 발암물질로 의심받는 성분이 사용되고 있다. 암 예방의 날, 암을 예방하는 근본적이고 사회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고정금숙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팀장
“미스코리아는 상품” “무슨 소리, 작품이다” “아니다, 진짜미인은 명품”
■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을 거부하다
■ 미스코리아 대회 심사에 참여하다
미인대회에 대한 관점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크게 미인대회에 출전한 여성을 상품과 작품으로 보는 측면이 있는데, 출전하든 않든 스스로를 명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표병관 ‘몸과 문화’ 대표, 심현정 여성환경연대 대표, 화가 권유미, 신창규 정신과 전문의, 이미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 등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봤다.
◆표병관 ‘몸과 문화’ 대표
남태평양 피지섬에 TV가 처음으로 보급된 뒤 소녀들은 다이어트열풍에 휩싸였다. 이곳에서 전통적으로 살쪘다는 말은 칭찬이었고, 날씬해졌다는 말은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늘씬한 몸매의 여성이 TV에 등장하면서 3년 만에 섭취장애 조짐을 보이는 소녀들이 이전보다 2배 수준으로 늘었으며, 74%의 소녀들은 자신이 너무 뚱뚱해졌다고 느끼게 됐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미인의 상징인 밀로의 비너스에 나타나는 허리는 요즘 아름다운 여인의 상징인 개미허리가 아닌 굵고 두툼하다. 빌렌도르프 비너스 역시 뚱보에 가깝다.
이처럼 미의 기준은 시대와 공간에 따라 다르다. 몸이 주목받은 이 시대 가수 이미자는 인기가수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 거꾸로 가창력이 우선됐던 과거 라디오 시대 이효리는 인기가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미스코리아선발대회 심사위원으로 추천받은 적이 있으나 거부하고 구경삼아 가본 적은 있다. 미인대회에 출전한 여성은 기가 막히게도 얼굴과 코의 각도, 치아가 같았고, 쌍꺼풀이 있었다. 좋게 보면 미의 민주화·평준화로 해석될 수 있지만 천편일률적인 모니터미인이었다. 비누회사 도브(Dove)의 광고 카피처럼 ‘우리가 미인이라 여기는 것은 왜곡된 것’이다. 요즘 미인대회에서는 학벌까지 본다. 미인대회 심사위원을 10~70대 나이로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성형외과 의사 대신 목욕탕때밀이, 철학자를 포함시켜야 한다. 에로스의 유효기간은 2년이라고 한다. 건강·자연미대회와 성형미인대회를 구분해 개최하자. 미스유니버스선발대회에 165㎝의 미인을 보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편안하고 펑퍼짐 한 동네아줌마 같은 인상의 여성을 TV앵커로 발탁하는 것도 미의 민주화다.
◆심현정 여성환경연대 대표
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받은 적이 있는데, 거부했다. 미스터코리아선발대회였으면 응했을 것이다(웃음). 조선시대 같았으면 ‘미스조선’에 선발될 미모인데 억울하다.(웃음)
미
스코리아선발대회에는 수영복심사 말고 맨얼굴심사가 있다. 화장을 하지 않고 하는 심사인데 아이라인, 눈썹·머리문신은 체크를 해도
성형유무는 보지 않는다. 성형을 해도 괜찮다는 말인데 돈이 있다면 다 뜯어고칠 수 있는 게 아닌가. ‘인조미인’선발대회로 부르는 게
맞다.
생명력이 없는 아름다움은 죽은 미다. 친구 가운데 얼굴에 큰 점이 있어 못생겼다는 말을 듣는 친구가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안 보였다. 사랑을 하면 다 예뻐 보인다.
어릴 때 무용을 한 적이 있다. 청소년기에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아 포기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계속할 걸 그랬다. 세계적인 무용가 중에 다리가 없는 무용가도 있더라.
오
바마 대통령부인 미셸 오바마와 나오미 캠벨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블랙도 예쁘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 미의 기준이란 그 사회가
어떤 합의를 가지고 미를 바라보는가에 달렸다. 내가 보는 미의 기준은 신체의 제약을 극복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가 권유미
3년 전부터 대구·경북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
가
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심사기준은 전체의 균형과 비례다. 얼굴이 작고, 어깨와 등이 곧으며 허리는 잘록하면서 다리는 길게 쭉 뻗은
몸을 가진 후보가 유리하다. 이후 1대 1 인터뷰를 통해 후보의 생각이나 말솜씨, 표정 등을 심사한다.
현대미술계에서 개성 있고 창의성 넘치는 작품이 인기몰이를 하듯 요즘 미인의 기준은 틀에 박힌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미, 개성미가 드러나야 한다.
개
성 넘치는 외모에다 지성과 미소, 자신감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향기가 있는 꽃이 더 아름답듯 사람에게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품격은 언어를 통해 드러난다. 이력서에는 품성이 나타나지 않지만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긍정적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지혜로운
생각 등 대화를 해보면 후보자의 품성을 파악할 수 있다.
어떤 책을 보는가. 즐겨보는 영화는 어떤 건가 등을 묻는 교양심사도 한다. 미인대회가 성을 상품화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또 성형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형을 해서 오히려 외모에 자신감이 생긴다면 좋은 게 아닌가.
◆신창규 정신과 전문의
지
난해 처음 정신과 전문의 자격으로 대구·경북미스코리아 심사에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 이런 선례가 있는지 모르겠다.
병원을 찾는 치료환자 중 미인대회 입상자가 더러 있었다. 대개 불면증,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찾아왔는데 일종의
조현병(정신분열증)이다.
젊을 때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난 뒤 인생후반이 좋지 않게 된 경우를 종종 봤다.
후보자에게 “만약 심사에 탈락하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질문을 공통으로 던진 적이 있는데 미스대구 예선에선 2명, 미스경북
본선에선 1명이 울음을 터뜨리더라. 입상해야 한다는 지나친 스트레스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감점요인이다.
얼굴과 몸매를 보는 것 외에 인터뷰를 통해 교양을 평가한다. 교양은 성숙적인 것과 미성숙적인 측면을 고려한다. 태도나 표정, 말을 통해 이를 파악할 수 있다.
나
는 미인대회에 출전한 여성의 몸을 종합예술품으로 본다. 상품이라기보다 신과 인간이 빚은 작품으로 평가한다. 그래서 원피스수영복보다
비키니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믿는다. 맨얼굴심사에는 서클렌즈, 눈썹, 머리문신 등 기본정보가 있지만 성형유무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편이다.
미인대회는 이 시대 미용, 의료, 미디어산업과 연계돼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도움이 된다.
정신과 측면에서 사람은 의외로 자신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고교 때까지 비만인 줄 모르다가 대학생이 돼 뱃살로 정장을 못
입게 되자 비만임을 깨달았다는 여성이 있었다. 그 여성은 그때부터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해서 예쁜 몸매를 가졌다.
아름다움은 가꿔야 한다.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도 가꿔야 한다. 정신과의사가 심사위원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정리=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피부 짓무르고 세균 번식… 생리통 더 심할 수도
일회용 생리대는 편하다. 하지만 모든 일회용이 그렇듯 환경이나 건강 측면에서는 달갑지 않다. 여성은 일생에 걸쳐 500회 정도 생리를 하는데, 생리 때마다 20〜30여 개를 사용하고 비용도 연간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환경적으로도 우리나라가 연간 20억 개 이상을 사용해 그 길이가 지구 둘레를 연결할 수 있을 정도다.
일회용 생리대는 개당 23g의 탄소를 발생시킨다. 생리대를 태우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발생하고, 땅에 묻으면 몇 백 년의 분해 기간이 걸린다. 또 합성 계면활성제, 표백제, 방부제, 인공 향료와 폴리아크릴산나트륨 등이 들어가고, 생리대와 닿는 피부는 입술처럼 얇고 연약해서 며칠 사용하면 피부가 짓무르게 된다. 또 생리대의 화학성분과 생리혈이 반응해 불쾌한 냄새가 나고 세균 번식과 감염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면 생리대를 사회운동으로 펼친 여성들은 피자매연대였다. 그녀들은 2003년부터 생리가 더럽거나 불결하다는 인식에 정면 도전하면서 바느질로 세상을 바꾸자는 면 생리대 운동을 적극 펼쳤다. 그러다 2006년 고혜미 작가의 ‘SBS 스페셜- 환경호르몬의 습격’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경기도의 한 여고를 조사한 결과 생리통이 심한 학생들이 20〜30%에 이르렀고, 그중 10%가 자궁내벽이 두꺼워지는 자궁내막증이었다.
작가는 생리통이 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 함유가 의심되는 각종 첨가물이 든 인스턴트 음식과 플라스틱 용기, 합성세제, 일회용 생리대를 쓰지 않는 ‘회피 실험’을 했다.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교란물질이 인체 내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 한 달 후 실험 참가자들은 모두 생리통이 거짓말처럼 줄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중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이 생리대였다고 작가는 말한다.
결혼 전부터 생리통이 심했던 이지아(43·서울 중랑구)씨는 면 생리대 사용 이후 생리통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전에는 생리 때면 아무것도 못했어요. 면 생리대로 바꾼 이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어요.” 실제로 생리 기간이 다가오면 생리통에 대한 스트레스가 강한 우울증을 동반한다는 게 여성들의 말이다.
하지만 면 생리대를 쓰는 불편함도 적지는 않다. 휴대하기도 불편하고 빨래도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찬물에 담갔다가 빨거나 가끔 속옷과 살짝 삶아주면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환경적으로 좋고 경제적으로도 착하다. 무엇보다 피부가 더 이상 짓무르거나 아프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예쁜 파우치에 똑딱단추로 잘 싸서 휴대하면 불편함도 나름 괜찮다. 내 몸에 꼭 맞는 개성 만점의 생리대도 가능하다. 방수 비닐을 넣어 안전하게 제작된 것도 많기 때문에 소중한 몸을 위해 한번쯤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 달에 한 번 하는 내 몸과의 대화, 일회용으로 버리기보다 소중하게 대면해보는 것은 어떨까.
면생리대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피자매연대(http://www.bloodsisters.or.kr)
-‘쉽게 따라하는 핸드메이드 생리대’(여성환경연대·네모의 꿈 지음, 북센스)=소중한 나를 위한 면 생리대 이야기와 실물본 20여 가지 수록
장이정수 /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라벨 대부분이 영어 화학명
그래도 성분 꼼꼼히 살펴야
쉬운 성분이 많을수록 안전



한국 여성의 91.4%가 화장을 하고 화장품 사용량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라는 보고가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30대 한국 여성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5만원어치 이상 화장품을 구매하고, 15개 화장품을 사용한다. ‘화장품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이라는 책은 ‘당신이 한 번도 화장을 해본 적이 없고, 자연 제품만 구입한다 해도, 설령 당신이 남성이라 할지라도, 이 내용은 당신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라고 경고한다. 남자와 어린이, 할머니까지 거의 모든 사람이 평생 바르는 화장품은 안전할까.
합성성분이 나오기 전까지 화장품의 주성분은 물과 기름이었다. 직접 화장품을 만들려면 물과 기름을 난황이나 레시틴, 올리브 유화 왁스 등의 유화제로 섞은 후 취향에 맞게 허브오일이나 기능성 첨가물을 넣으면 된다. 일반적인 화장품은 발음하기도 어려운 낯선 화학성분으로 만들어진다. 화장품 회사들은 석유로 만든 합성계면활성제와 합성수지(합성폴리머)를 적극 이용해 제품을 만든다.
화장품 성분처럼 소비재에 포함된 산업화학물질은 의약품이나 살충제라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광범위하고 값비싼 검사의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된다. 식품류에 직접 첨가되는 것을 제외하면 상업적으로 쓰이는 어떤 화학물질도 건강, 안전검사, 인체의 노출 정도를 모니터링하는 것에 대한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화장품 성분 1만500가지 중 11%만이 식품의약국이 아닌 화장품 ‘업계’ 안전위원회의 검사를 거친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별다른 안전성 검사 없이 성분 등록이 가능하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환경실무그룹은 2005년 ‘스킨 딥’ 보고서를 통해 화장품 성분 중 3분의 1은 암 유발과 관련된 물질을 최소한 한 가지 포함하고 있으며, 45%는 생식기관이나 유아 발육에 해가 되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60%는 체내에서 에스트로겐 역할을 하거나 호르몬을 파괴하는 화학물질, 즉 환경호르몬을 포함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우리도 화장품 성분을 라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 2008년 10월부터 화장품에 들어간 모든 성분을 의무적으로 라벨에 기재해야 하는 전성분표시제가 실시됐다. 그런데 라벨 속 성분의 대부분이 영어 화학명으로 돼 있어 라벨에 적힌 성분을 ‘그 어떤 베스트셀러보다 더 열심히 들여다본다’고 해도 마치 로제타스톤을 해독하는 듯한 느낌만 들 뿐이다.
그럴 때는 성분을 꼼꼼히 살피며 우리가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물, 기름, 첨가물, 천연 추출물 등의 성분을 골라낸다. 예를 들어 정제수, 동백오일, 라벤더 에센셜 오일 등은 찾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성분보다 쉬운 성분이 많이 들어 있을수록, 표시된 성분의 앞쪽에 위치할수록 안전한 화장품일 가능성이 높다. 전성분표시제에서는 많이 들어가는 성분일수록 앞쪽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보니 제품 이름이 우리말로 된 생활협동조합 화장품을 구입하게 되고 친구들과 취미생활 하듯 간단한 화장품은 만들어보기도 한다.
만약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 성분이나 도무지 알 수 없는 성분의 건강 정보가 궁금하다면 여성환경연대가 준비 중인 안전한 화장품 사전 ‘톡톡’(www.toktok.or.kr)에서 7000여 개의 성분을 검색해볼 수 있다. 화장품 성분명을 검색창에 넣으면 안전(0~2점), 보통(3~6점), 위험(7~10점) 세 단계로 건강 정보가 표시되어 한눈에 위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위험에 해당하는 성분은 빨간색으로 표시해 유해성을 강조한다. 발암 가능성, 발달 및 생식 독성 여부, 내분비계 교란 위험 등 건강 정보가 망라돼 있다.
환경오염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유해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화장품 성분을 관리하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 가령 신화학물질 관리법인 유럽의 리치 법안 중 화장품 관련 조항이나 캘리포니아의 안전한 화장품법 등이 그렇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존슨앤존슨은 지난해 프탈레이트, 트리클로산, 일부 파라벤 등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성분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질세라 올해 초 생활용품 다국적기업인 피앤지도 자사의 세탁세제에서 일사다이옥신을 생성하는 성분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생물학적 재생산을 위협하는 유해화학물질을 거부하면서 다른 삶의 방식을 조직해온 여성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뉴욕의 사랑의운하에 버려진 유독성 화학 폐기물에 항의한 운동이나 호주에서 독성물질을 반대하는 네트워크 참석자의 85~90%가 모두 여성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화장품을 포함해 유해물질 반대 운동이 보신주의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공감, 지구에 대한 염치, ‘즐거운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마음으로 뭉친 여성들의 활동으로 채워지기를 기대한다.



2013 여성신문의 약속 - 여성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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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tv.sbs.co.kr/player/netv_player.jsp?uccid=10001970627
여성환경연대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후원을 받아 여성암환우를 지원하는
초록나무 캠페인 중 건대병원의 '드라마치유+연극치유' 활동이
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 '암 치료의 새로운 길, 면역이 기적을 만든다' 에서 방영되었습니다. (2013.1.19 방송)
수고해주신 한국드라마치유연구소 최철환, 이미애, 이성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여성환경연대는 드라마치유 뿐 아니라 병원 텃밭, 미술치료,
여성강좌 (김미경, 오한숙희 선생님 특강), 숲치유 등
여성암환우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영된 SBS프로그램 중 동영상 보기
http://netv.sbs.co.kr/player/netv_player.jsp?uccid=10001970627
| 현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오중주 '대사증후군'. 유전, 비만, 운동부족, 과식,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현대인의 불규칙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대사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성인병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대사증후군 바로알기'를 통해 생활습관이나 근무환경, 사회문화 등을 공부하고,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자 한다. [편집자말] |
![]() |
| ▲ 신체활동, 심폐체력과 대사증후군 및 예상질환의 관계도. |
| ⓒ J Appl Physiol |
'죽음의 오중주'라고도 불리는 대사증후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는 부모를 고르거나 생물학적인 성별을 골라서 태어날 수 없다. 탄생은 완전히 랜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생활습관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은 대사증후군과 그에 따른 예상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여러 가지 생활습관 중에서도 운동습관은 체중, 체지방뿐만 아니라 '체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체력, 신체활동과 대사증후군은 반비례 관계이다. 그래서 심폐체력이 좋으면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 반면 심폐체력이 약하거나 비활동적인 사람은 활동적인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7배나 높아진다.
운동, 꼭 헬스장에서만 해야 되나
![]() | |
| ▲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모습(자료사진) | |
| ⓒ 김학용 | |
며칠 전 친구가 삼 개월 등록하고 세 번 나간 헬스장에서 짐을 빼고 왔다며 돈이 아깝다는 말을 했다. 평소에 전혀 운동을 하지 않다가 첫날부터 욕심이 앞서 무리하게 운동한 뒤 몸살이 났었단다. 처음에는 몸이 아파서, 나중에는 귀찮아서 빠지다 보니 결국 가지 않게 되었다는 친구.
이외에도 종종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헬스장부터 등록한 뒤 몇 번 가지도 못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게다가 한 번 등록할 때 몇 개월 치를 한꺼번에 등록하고, 생각만큼 가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운동은 꼭 헬스장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헬스장이 가지는 편리함이 있지만 그 공간까지 오고 가는 번거로움이 의외로 크다. 운동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자기가 아는 동작만을 반복하게 되어 금세 지루해 한다. 어지간한 의지가 없다면 꾸준히 다니기 힘들다.
헬스머신의 도움 없이도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근육을 늘리기 위한 방법은 아주 많이 있다. 먼저 운동에 대해 자기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부터 없앨 필요가 있다. 운동복을 차려입고 땀에 젖은 머리칼을 휘날려야만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특히 먹고 살기에 바빠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좀 더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단순한 걷기와 같은 유산소 신체활동도 하루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00분 이상 하면 대장암과 유방암의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또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신체활동은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전부를 개선시킬 수 있다.
걷기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시작할 때는 가벼운 속도로 출발해서 약간 힘들다는 느낌이 들 정도까지 서서히 강도를 높여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나는 정도의 속도를 20~30분 정도 유지하며 걷는 것이 좋다.
신체활동량이 많아질수록 병에 걸릴 위험은 더욱 줄어든다. 일주일에 150분의 활동으로도 심장병과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300분으로 활동량을 늘릴 경우 발병 위험은 더욱 줄어든다. 만일 일주일에 420분 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하면 150분이나 300분 활동하는 것보다 조기사망의 위험도 더욱 낮출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을 늘리는 방법에는 ▲ 학교, 상점 또는 직장에 갈 때 걷기, 자전거, 조깅으로 가기 ▲ 가능하면 목적지에서 멀리 주차하고 걸어가기 ▲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가기 ▲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가기 ▲ 아이들 또는 반려동물과 산책하기 ▲ 직장 휴식시간에 커피나 담배 대신 신체활동 하기 (스트레칭 등) ▲ 텃밭 가꾸기나 집안 수리 등의 활동을 하기 ▲ 진공청소기 등 자동화기계 사용을 줄이기 ▲ 자동차나 사무실에 편한 운동화를 두어 언제든지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의 '신체활동 피라미드'에서는 매일 신체활동을 많이 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3회 이상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이나 스포츠를 선택해서 즐기도록 하고, TV 보기, 컴퓨터 하기, 앉아 있기 등 비활동적인 습관은 최소한으로 줄이라고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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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체활동 피라미드(The activity pyramid) | |
| ⓒ ACSM's Guidelines For Exe | |
운동에 호의적인 분위기도 중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이나 환경이 얼마나 신체활동에 친화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느냐이다. 만일 토요일 아침마다 산책을 하는 것이 자신의 직장 또는 가족의 습관이라면 그곳에 속해있는 나는 자연스럽게 매주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주변 사람들이 전부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라면 내가 활동적이기 위해서 더 많이 애써야할 것이고, 오래 지속하기도 힘들게 된다.
그래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위한 지지집단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 언론사의 독자모임에서 매달 한 번씩 만나는 지인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몸짱클럽'이라는 소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평소 달리기를 좋아하던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한강변을 달리며 연습을 하고,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한다고 했다. 직장 내에서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회사생활이 더욱 즐거워졌다.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신체활동 친화적인 마을이나 도시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 '산책로가 얼마나 안전한지, 주변에 이웃과의 관계가 어떤지, 집 주변에 여가를 즐길만한 곳이 있는지, 집 주변의 경치가 어떤지' 등에 따라서도 사람들의 신체활동 참여율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 지역별 걷기 좋은 길 Tip |
| 여성환경연대는 '느리게 걷기'라는 주제로 단지 목적지를 향하는 수단으로서의 걷기가 아닌 취미로서의 걷기모임을 제안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구석구석 숨어있는 느릿느릿한 골목길을 발걸음 내키는 대로 걸으면서 마음의 여유와 신체의 건강까지 챙기는 것이다. 이들이 제안하는 서울 안 걷기 코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사직동 길 경희궁 -> 서울교육청 -> 홍난파 가옥 -> 오래된 은행나무 -> 서울성곽 -> 사직공원 -> 전망대 2. 삼청동과 가회동길 삼청동길 종친부길 -> 감로당길 -> 화개길 -> 가회동길 북촌 한옥길 -> 백록정길 -> 가회로 3. 부암동길 윤동주 시인 언덕길 -> 자하문길 -> 부암동길 -> 부암동 도룡룡 서시지 -> 백사골 4. 삼청동 가회동길2 재동길 -> 가회동길 -> 북촌한옥길 -> 삼청공원 -> 성곽길(말바위) 5. 남산골 필동로 -> 퇴계로 -> 남산골공원 -> 문학의 집 -> 소파로 -> 소공로 6. 상수동길 와우산로 -> 토종로 -> 양화진길 -> 양화진 성지공원 -> 독막로 -> 어울마당로 ▶여성환경연대 [Slow walk_도시골목길산책] http://happylog.naver.com/kwen21/post/PostView.nhn?bbsSeq=55797&artclNo=123461478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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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오중주 '대사증후군'. 유전, 비만, 운동부족, 과식,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현대인의 불규칙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대사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성인병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대사증후군 바로알기'를 통해 생활습관이나 근무환경, 사회문화 등을 공부하고,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자 한다. [편집자말] |
'어디 아프냐?' '유난 떤다!' '그래, 얼마나 오래 사는지 보자!'
채식을 한다고 하면 으레 듣는 소리이다.
'풀만 먹고 어떻게 사냐, 풀만 먹으면 영양 결핍이 온다'는 등 걱정스런 소리도 듣는다. 현미밥 채식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진 요즘에도 채식으로 전환하려는 사람들이 늘 듣는 레퍼토리다. 안타깝게도 이런 지나친 관심(?)을 못 견뎌 채식을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지금은 농사 짓고 건강 채식을 하지만 한때 가정의학과 전문의였던 나 역시 환자들에게 특별히 채식을 강조하진 않았다. 지금은 인식이 바뀌긴 했지만 대다수 환자들, 특히 노인 분은 약을 많이 주면 대체로 좋아한다. 물론 난 가급적 약 사용을 자제했지만, 그 당시 현대의학의 처방이 치료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또 약을 처방해야 처방료 등 수가도 보존되니 일석이조였다.
중후한 배불뚝이에서 날씬한 자태로
그런 내가 약 대신 음식을 바꾸고 삶을 바꾸어야 치유된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11년 전, 삶의 철학을 바꾼 가장 큰 계기는 내 몸의 이상 때문이 아니었다. 아내가 공부하는 여성 상담학을 접하면서 부터다. 여성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사회적 불평등의 한이 내적으로 쌓인 것이며 따라서 치유 역시 이런 진실을 인식하고 그 한을 내려놓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후 질병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다.
더 나아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상속자였던 존 라빈스의 저서 <음식혁명>을 통해 음식과 삶이 질병과 치유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곤 바로 집 냉장고를 정리했다. 그리고 현미밥 채식을 시작했다. 그 뒤 현미밥 채식 등 섭생법(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꾀하는 방법) 교육과 강의, 환경 및 생협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생활 습관을 바꾼 뒤 지금까지 특별히 병고를 치른 기억이 없다. 도시 촌놈이 섣불리 시골생활에 덤볐다가 다리 부상을 당해 크게 꿰맨 적이 있고, 도시에서부터 좋지 않았던 백내장 수술을 한 것이 병원과의 인연 전부다.
거의 평생을 따라다닌 질병(만성 축농증과 중이염)과 중후한(?) 중년의 몸 때문에 생긴 증상들도 싹 사라졌다. 건강 채식을 한 지 수 개월 만에 말이다. 채식하기 직전 내 몸 상태를 설명하면 이렇다.
'나이 45세. 키 167cm, 체중 73kg, 허리둘레 34인치'
이른바 배불뚝이였다. 혈압과 혈당 그리고 지방간 수치는 약간 높았고 잦은 묽은 변과 지방변으로 뒤끝이 찝찝했다. 잦은 저혈당 증상으로 식은땀을 종종 흘리고 만성 피로로 아침 출근 준비가 늘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날씬하며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날 따라다니던 질병이나 증상도 거의 없어졌다. 한 달 만에 10kg, 3달 사이에 도합 17kg가 줄어 58kg에 허리 둘레 28인치를 기록했다. 기존에 입던 옷은 모조리 줄여야 했고 줄이는 폭이 너무 커 줄일 수 없는 옷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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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빼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
| ⓒ 임동규 |
약 대신 음식과 삶을 바꾸어야 건강하게 산다
이러한 변모된 모습을 얻게 된 계기가 바로 현미밥 채식이다.
채식이라면 흔히 풀만 떠올린다. 하지만 채식의 가짓수만 나열하려고 해도 끝이 없다. 곡류(현미, 통밀, 통보리, 통 잡곡 등), 콩류(대두, 검정콩, 쥐눈이콩, 강낭콩, 완두콩, 된장, 청국장, 두부 등), 견과류(호두, 잣, 캐슈넛, 아몬드 등), 버섯류(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 등), 해초류(다시마, 미역. 김, 톳 등), 나물류(시금치, 쌈류 등), 산야초(더덕, 취나물 등), 과일류(사과, 감, 배 등) 등. 오히려 육식의 종류가 한정돼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우유, 달걀 등. 맛이나 색깔 등 육식의 요리를 빛나게 하는 것 역시 채식 재료들이다. 특히 채식인구가 늘어나면서 콩고기, 밀고기, 콩햄, 베지치즈, 채식 라면 등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채식 식당도 많이 늘어 마음만 먹는다면 이젠 쉽게 채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보통 건강상 이유로 현미밥 채식을 시작할 경우 음식 이외 숲 산책을 하거나, 일찍 잔다든지, 업무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등 총체적으로 삶에 변화를 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미밥 채식의 역할이 얼마나 클 지 정확히 가름하기 쉽지 않다.
환자들에게 현미밥 채식으로 바꿀 것을 권유하면 고개를 끄떡거리지만 열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미밥 채식의 치유 효과는 생각 이상으로 크다. 비만과 혈당 조절이 잘 안 돼 일반 병원에 입원했다가 내 병원에 찾아왔던 20대 후반의 인슐린 펌프를 착용했던 젊은 여성 환자의 말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그녀는 '일반 병원에서 나오는 식단으로는 인슐린을 투여해야 혈당 조절이 되었는데, 원장님 병원에서 제공하는 현미밥 채식(일반 환자가 먹는 식단과 같음)을 한 이후로는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고도 혈당이 조절됐다. 참 신기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알겠지만, 어떻게 유혹을 뿌리쳐야 할 지가 걱정이라는 말을 남기고 퇴원했다.
현미밥 채식, 건강과 학력 향상을 가져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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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소를 씻어 가볍게 데치거나 볶아 먹으면 간편한 채식 식사가 완성된다(자료사진) |
| ⓒ 블로거 '그래양' 제공 |
또한 채식·현미 급식 시범 운영학교로 지정되어 지난 4월 2일부터 103일간 1일 2회 현미밥채식 급식을 실시한 영진고등학교 시범 사업은 현미채식의 효능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 시범 사업은 다른 건강 요인은 특별히 변화를 주지 않고 음식만 바꾼 경우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학생 중 집에서도 현미밥채식을 꾸준히 한 이른바 '적극적 참여군'에 속한 13명 학생들은 체중이 모두 줄었고 체지방은 12명, 총콜레스테롤은 11명이 감소했다. 또한 연합 학력평가에서 3학년 이과반 학력향상률 상위 3위에 이번 급식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두 선정되었다.
덧붙여 3세부터 시작된 아토피가 너무 심해 여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당해온 한 학생은 외출 시 늘 양쪽 팔에 토시를 착용했으나 이 실험이 끝날 무렵 완치되어 그동안 입지 못한 반바지 축구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며 기뻐했다. 또 여드름이 가슴 전체, 등 전체, 얼굴 면적의 70%~80% 정도로 심해 가렵고 염증으로 고생을 해온 또 다른 학생 역시 거의 완치되었다며 앞으로도 현미밥 채식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백미에 길든 사람들은 흔히 현미밥에 대해 '까끌거린다',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해다. 흰쌀밥 짓듯 밥을 하기 때문이다. 압력밥솥에 현미맵쌀에 현미 찹쌀과 잡곡을 섞고 밥물의 양은 손등까지 넉넉히 넣고 뜸을 20분 정도 아주 오래 들이고 김이 저절로 빠질 때까지 기다리면 부드러운 질감을 얻는다. 또 현미는 소화가 잘 안되는 게 아니고 소화가 천천히 이루어져 혈당 조절에 아주 알맞은 음식이다. 조금만 더 오래 씹는다면 걱정할 일이 없다.
현미밥 채식이야말로 완벽한 영양식이라고 자부한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가장 많이 소모되는 비타민, 무기질, 항산화물질과 섬유질이 풍부하다. 육식에는 일부 비타민이 부족하거나 없고, 항산화물질은 턱없이 부족하고, 섬유질은 아예 없다. 또한 육식은 우리 몸을 산성화시키고, 이를 중화시키고 대사시키기 위해 영양분을 낭비하게 된다. 따라서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 증후군은 불행히도 육식을 선호하는 현대인들 인생의 중요한 동반자가 됐다.
이렇게 말하면 흔히 '먹다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짧고 굵게 살다 가겠다'며 만용을 부리는 이가 있다. 애석하지만 여전히 고집을 피운다면 '짧고 굵게'가 아니라 '짧고 고통스럽게' 그리고 치료비로 애써 번 돈을 날리고 세상을 정리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거의 대부분 자살이나 사고 사망이 아니면 암,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등 만성 중증 질병으로 거의 모두 고통과 슬픔 속에서 생을 마감한다. 현대의학이 발전하고 국민 건강보험의 혜택이 늘어났지만 달라지지 않는다.
현미밥 채식을 기본 식단으로 선택한 암 등 중증질환 환자들 대부분 결국 암으로 사망한다. 완치에 이르려면 음식은 물론, 적절한 신체활동과 쉼(숙면), 자연 환경, 그리고 마음의 평화와 같은 4대 건강요소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삶의 총체적 모습이 건강할 때 건강을 유지하고 또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현미밥 채식은 생명 나눔 평화 운동이다
그뿐 아니다. 현미밥 채식은 생태와 환경운동의 가장 큰 무기이다. 영국 사람이 일주일에 하루 육식을 하지 않으면 자동차 5백만 대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축 사육을 위한 곡류 생산과 그로 인한 부산물 때문에도 환경과 산림은 파괴된다. 산림이 파괴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이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된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극지방 빙하가 녹아 결국 지구에 위협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채식을 하는 평범한 시민은 육식을 즐기는 열성적인 환경운동가보다 더 환경적이다.
미국인 소고기 섭취량의 1/10 정도에 해당하는 소 사육에 들어간 곡류만으로도 전 세계 기아는 단숨에 해결되고도 남는다. 또 백미로 도정하는 과정에 낭비되는 쌀의 양과 백미 섭취로 인한 질병 치료비용 또한 엄청나다.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면 소는 중고등학생 나이, 돼지는 그 보다 더 어린 6살 나이에 도살된다.
인간의 입맛을 위해 어미로부터 강제로 떼어내 동물을 도살하는 것이 과연 만물의 영장이 해야 할 일일까? 이 기회에 주 일회 이상, 월 1주 이상 육식 없는 운동에 동참해보자. 자신과 가족은 물론 이웃과 지구를 사랑하는 일 중 가장 일상적이고 효율적인 일은 채식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임동규 여성환경연대 대사증후군 자문위원(베지닥터 감사, '내 몸이 최고의 의사다' 저자)입니다
녹색으로 포장된 토건정책은 위장 환경주의
이제는 성장과 물질의 중독에서 벗어나야
지난 4월 발족한 여성신문 ‘성평등국가포럼’은 성평등을 시대정신으로 삼아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 발전과제를 토론하는 자리다. 1·2차 성평등국가포럼에서 성평등 국가의 큰 틀을 그린 여성신문은 다음 과제로 성평등국가포럼 국가전략 어젠다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네 번째 순서로 10월 4일 환경 분야 좌담회가 열렸다. 고철환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 위원장,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정희정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녹색정부는 없었다
강희영 처장(이하 강)=역대 정부 역시 녹색정부는 아니었다. 새만금 간척사업 등 정권마다 대형 토건개발정책을 진행했다. 환경은 그동안 경제논리와 성장주의에 밀려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성장제일주의와 속도주의, 결과우선주의 등 자본주의 폐해가 극대화됐다. 현 정부만큼 녹색 이야기를 많이 하는 정부도 없다. 모든 것을 녹색으로 포장한 ‘그린 워싱’(greenwashing·위장환경주의)이다. 현 정부의 주요 키워드는 기업 이윤과 대기업 성장이다. 기업 이권이 국민 건강과 배치되면 당연히 국민 건강을 선택해야 하는 정부가 국민을 희생시켰다.
정희정 처장(이하 정)=국민에게도 환경에 역행하는 그릇된 메시지를 줬다. 물을 아껴야 하는데 4대강 건설이 물 부족과 홍수를 해결한다고 호언장담했다. 가장 소중한 전력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하는데 원전을 지으면 문제가 다 해결된다, 지을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정당화했다. 9·15 정전사태는 정부 에너지 정책의 실패를 상징한다. 국가 차원에서 전력난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수요 관리를 해야 하는데 전혀 못 해 왔다. 에너지 가격 체계가 왜곡돼 시민들은 전기를 과소비한다. 이 같은 정책 실패가 9·15 정전사태로 드러났다.
원전 확대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전사태 직후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일본 측 에너지 전문가가 “일본의 전문가와 NGO(비정부기구)들은 9·15 정전사태를 한국 정부의 음모로 본다”고 하더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 확대 정책을 재고하는 추세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어려움을 겪을까봐 “전기가 부족하니 원전을 더 짓자” 이렇게 전세를 반전시키려고 일부러 전기를 꺼뜨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는 것이다.
김=이명박 정부는 환경을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여겨 일방통행 식으로 밀어붙였다. 노무현 정부(참여정부)는 현 정부가 원전확대 정책이라는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줬다. 역대 정부도 환경 철학은 부재했다. 노무현 정부는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문제를 주민투표를 거쳐 돈으로 부지를 거래하는 가장 최악의 방법으로 해결했다. 핵발전소를 짓기 위해 방폐장이 필요하고, 방폐장을 만들어 계속 원전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면서 이를 사회적 갈등의 문제로 환치했다. 주민들이 반대하니까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 시장경제로 푼 것이다.
정=노무현 정부 시절 환경과 보건, 건강 이슈를 결합해 환경보건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관련 국을 신설한 점은 눈에 띈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고 교수께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원전정책을 비교 평가해달라.



김=참여정부는 시민사회 의견이 국가정책으로 반영되도록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없애고 녹색성장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역시 원자력 발전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원자력정책은 원자력 산업계와 정부 관료, 일부 학자 등 ‘원자력 마피아’가 결정하는데 이들을 통제하지 못한 것은 두 정부 다 마찬가지다. 다만 참여정부는 조심조심 원전확대 정책을 펼친 반면 현 정부는 드러내놓고 ‘원자력이 살길이다. 미래의 성장동력’이라고 말한 차이밖에 없다. 시장에서 퇴출된 원자력을 신성장동력으로 밀어붙이면서 국민의 의견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이명박 정부 때 터져 대중적 탈핵운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후쿠시마 이전에는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탈핵운동이 진행돼왔다.
강=대선주자들은 탈핵 원년이 2030년이냐 2060년이냐를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취임 후 노후 원전을 폐기하고 새 원전은 짓지 않겠다, 단계적으로 이러저러하게 폐쇄해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탈핵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원전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문 후보가 탈원전 의지를 보인 것은 다행이다. 대통령이 됐을 때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수명이 다했으니 폐기한다, 가동 중인 원전 23기 외에 추가 증설하지 않는다는 것만 확실하면 나머지 원전을 언제 폐기할지는 사회적 합의로 결정하면 된다. 두 가지만 된다면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탈핵 시대의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
고=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폐쇄가 논의되면 원자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다 드러난다. 투명하게 원전 폐쇄 문제를 논의하면 이미 사회적으로는 탈핵 분위기에 접어든다. 예전에는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실현 가능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고가 터지면서 국민적 공감대가 커졌다. 이때 성취하지 못한다면 사회가 퇴보한다.
환경은 걸림돌 아닌 생존의 문제



정=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로 심각한 인명 피해가 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인데 호흡기로 들어오면 점막이 손상되고 뼛속까지 파고들며 인체에 큰 피해를 준다. 농작물들은 다 말라 죽었다. 현재 수천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잠깐 대피했다가 돌아오면 되는 줄 알고 복귀했다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불안감에 시달리며 다시 대피를 했다. 치명적인 위험에 대비한 조치를 제대로 못 취했다.
전자파 노출, 핵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의 건강문제 등도 주목해야 한다. 고압 송전탑이 있는 지역의 전자파 문제도 주민 관심사다. 정부는 전자파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정보를 유포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홍보용 예산까지 끌어다 허투루 쓰고 있다.
국회 심상정 의원과 김제남 의원실에서 나온 자료를 보니 국내 인구의 11%인 533만 명이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전자파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사고, 가습기 문제, 정전사태 등 국민이 환경과 에너지 이슈를 피부로 체감하며 인식 개선과 라이프스타일 전환의 계기로 삼을 만한 사건이 많았다. 이는 녹색정책과 바람직한 에너지정책을 이끌어낼 계기로 활용돼야 했는데, 정부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다른 나라의 일로 간주하고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했고, 한국은 원전을 계속 수출할 안전한 나라로 포장했다.
강=환경운동 진영에서 지역을 중심으로 핵과 폐기물 문제로 오랫동안 운동해 왔다. 후쿠시마 사고 후 먹거리가 위협받자 여성들이 원전문제에 가장 열심히,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환경 주요 현안들은 대형 국책사업을 중심으로 한 개발 반대 운동이었다. 지금은 후쿠시마 사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영·유아와 임신부 등 건강 취약계층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안전문제가 부각됐다. 생활 속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 안전한 국가를 만드는 방안을 차기 정부의 환경정책 과제로 내놓아야 한다.
정=에너지 절약을 통해 이웃, 가족과 함께 더욱 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에너지의 날’ 행사 때 아파트 단지가 모두 불을 끈 후 마을잔치를 연 주부들은 삭막한 도시에서 얼굴도 모른 채 지내다 무척이나 좋았다고들 말한다. 그 다음부턴 자발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에너지의 날’ 행사를 하자며 부녀회가 앞장선다. 공동 전기요금이 줄고, 전기요금 계약 방식을 바꿔 수천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에너지 절약을 통해 아파트 단지에서 화목한 이웃 공동체가 활성화되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후 전력난과 고유가가 심각했을 때 청와대 관계자가 에너지시민연대를 찾아왔다. 어떻게 하면 국민이 에너지 절약을 잘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구한다고 하더라. “대통령이 나서 ‘위험한 발전소를 더 이상 짓길 원하지 않으신다면 아낍시다’는 메시지를 던져라”고 했더니 그 관계자가 “죄송하지만 대통령께서 원하지 않으실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니 그후엔 안 찾아오더라.
여성, 환경운동 주축으로 떠올라



강=기후난민의 70%가 여성과 어린이다. 선진국에서도 여성들이 남성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보 차별로 피해를 겪는다. 남성들이 주도해 개발·성장 중심 사회를 만들었다. 가부장제에서 핍박받던 여성들은 세상을 위계질서로 바라보지 않는다. 수백 만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연결망으로 본다. 여성들은 다양성을 중시한다. 돌봄이라는 수고를 해오면서 남성과 다른 방식으로 자연과 사회를 보는 능력이 있다.
고=여성들이 환경운동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학교의 인조 잔디 운동장이나 놀이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이들 건강 때문이다.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참여할 만한 환경운동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강=남성들은 원전에 문제가 많아 대체에너지로 가자고 할 때 또 다른 거대 산업을 통해 대체하려고 한다. 양육과 돌봄을 경험한 여성들은 공동체에서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환경문제는 통합적으로 얽혀 있고 서로 연결돼 있다. 환경과 건강문제가 작년부터 부각되면서 국민이 ‘환경이 경제의 걸림돌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것을 느끼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만 성 역할이 고착화돼 여성을 소비자로서 보거나 에너지 문제가 생기면 절약을 해야 하는 주 대상으로 보는 점은 심히 우려된다. 주부들은 사회의 모든 계층에서 환경의식과 실천을 가장 잘하고 있는데도 환경문제가 생길 때면 다시 옥죄는 식이다.
정=전력난의 주범은 산업체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나라에 속하는데, 가정에서 쓰는 전기만 따지면 굉장히 적다. 에너지 절약운동이 주부들에게만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고=강한 국가, 강한 권력은 여성적 관점에선 맞지 않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4대강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폭력적이다. 원전이나 4대강 정책을 강한 권력으로 밀어붙이고, 거버넌스는 없어졌다. 현 정부에선 국가와 국민의 관계가 평등하지 않다. 인간이 자연을 마구 파헤치면 이는 폭력이다. 자연과 인간이 평등하지 않은 관계가 된다. 비평등·비대칭 관계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관건이다. 사회 구석구석에서 민주적 역량이 발휘돼야 성평등 사회로 나아간다. 대선 후보들도 경제를 이야기한다. 되레 환경을 말하면 유권자들이 표를 덜 줄 수 있다. 환경은 괄세 받는 분야다. 하지만 경제와 환경은 평등한 관계로 가야 된다. 유럽 국가들처럼 환경과 경제가 상생해야 한다.
강=현 정부 들어 더 많이 도드라지는 것이 무분별 경쟁과 성장 요구다. 성장의 한계가 오지 않았을까.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야기하지만 지금은 발전을 빼고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해야 한다. 성장과 물질에 중독된 사회를 바꿔야 한다.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두고 유선전화 투자하는 격
김=원자력산업은 세계시장에서 확실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도쿄전력이 2007년에 비해 2011년 주식가치 평가에서 96% 하락했고, 세계 최대의 원전 운영업체인 프랑스 아레바는 88%나 떨어졌다. 세계 최대의 원전설비업체인 프랑스전력공사는 82% 하락했다. 전혀 투자할 가치가 없는 정크 펀드가 됐다.
작년부터 올해 7월까지 1년6개월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신규 원전 7기가 건설됐고 19기가 폐쇄됐다. 지난 1993년 원전이 세계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였다가 현재 11%로 떨어졌다. 반면 풍력발전소는 1년6개월 사이에 원자력발전소 41기의 양만큼 늘어났다. 재생가능한 에너지 발전 단가는 계속 떨어지면서 관련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몰락한 산업에 국가경제를 올인하고 있다. 원자력에 투자하는 것은 신제품이 계속 쏟아지는 스마트폰을 놔두고 과거 유선전화에 투자하는 것과 똑같다. 재생가능한 에너지는 미래 신성장동력인 스마트폰과 같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원자력 산업보다 최소 4배, 최대 10배나 된다. 차기 정부는 반드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강=이명박 정부가 녹색일자리에 재원을 많이 투자하는데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다. 녹색일자리는 남성 기술직 중심이다. 녹색분야 117개 직종 중 여성 취업자가 한 명도 없는 직종이 상당히 많다.



고=문제의 핵심은 민주주의다.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는 탈원전이다. 탈원전으로 갈 수 있는 모든 환경이 조성돼 있는데 그 임무를 이뤄내지 않으면 시대적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다. 현 정부와 정반대 길을 가야 한다. 자연 파괴가 아니라 자연과 상생하는 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올레 길 같은 걷기 좋은 길도 더 만들어 자연이 인간과 만나는 지점을 더 풍요롭게 해야 한다. 이는 소통과 민주주의로 가능하다.
외식이나 배달음식도 예외는 아니다.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한 각종 화학물질과 식품첨가물 등 보이지 않는 유해요소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식약청에서 인정한 식재료라 해도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야채나 과일이 오래도록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은 부패방지를 위한 첨가물이 사용됐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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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한 도시장터를 찾은 사람들 | |
| ⓒ 박은영 | |
도시 농부와 요리사가 만드는 도시장터 '마르쉐@'
꼼꼼한 주부가 되고자 노력해도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값비싼 유기농 음식만을 고집하기엔 서민의 지갑이 너무 얇다. 이러한 '답도 없는 고민'에 빠진 엄마들을 위한 솔깃한 대안의 장이 열렸다. 이름 하여 도시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만드는 도시장터 <마르쉐@>가 그것이다.
지난 13일 혜화동에서 열린 이 행사는 여성환경연대, 마리끌레르, 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이 공동주최한 도시장터다. 성북동의 할머님들이 텃밭에서 일군 야채, 그리고 도심 곳곳의 빈 공간이나 건물의 옥상을 텃밭으로 활용해 재배한 먹을거리를 요리사가 음식으로 만들어 함께 나누는 장이다.
그뿐 아니다. 주먹밥과 핑거 푸드로 진화시킨 사찰음식 같은 먹거리 외에도 각종 잼과 드레싱, 다양한 종류의 쿠키와 각종 빵들, 수제양갱,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같은 디저트와 각종의 신선한 채소 과일 주스와 차들, 알록달록한 빛깔의 각종 장아찌와 피클, 드레싱, 말린 나물 같은 건강하고 계절이 담긴 느린 음식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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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근교의 텃밭에서 공수해 온 야채를 팔고 있는 모습 | |
| ⓒ 박은영 | |
여성환경연대는 수년간 도시텃밭 확대를 위한 전문 강사를 양성, 현재까지 30여 개 지역의 학교에서 텃밭교육을 해 왔다. 그들은 도심의 건물 옥상에 작은 텃밭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옥상가든'이라 불리는 도심의 텃밭은 홍대역 인근 다리텃밭과 문래 철공단지 옥상 등 서울지역 4곳에 자리를 잡았다.
문래 철공단지 옥상의 텃밭이라고? 이색적이고 신선한 기획이 아닐 수 없다. 여성환경연대의 이보은씨는 '부동산의 가치로 건물을 소유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공동으로 활용되는 것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문래동 철공단지 건물 옥상에 텃밭을 허락해주신 사장님은 굉장히 드문 경우였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이뤄진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의 텃밭모임으로 인해 지역 커뮤니티가 생겼고, 지역사회의 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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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환경연대 이보은(왼쪽)과 10년후연구소 대표 송선희(오른쪽)씨 | |
| ⓒ 박은영 | |
도시농부와 요리사, 아티스트들이 모여 만든 도시형 시장 <마르쉐@>는 지난 9월 문래동 옥상 텃밭에서 모인 사람들의 대화에서 출발한다. 김수향(카페 수카라의 대표)씨는 일본의 3·11 원전사고 이후 맑은 공기와 마실 물이 사라지고 흙의 오염으로 인해 채소를 구할 수 없었던 경험을 회고한다.
자신의 삶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것이다. 이후 얼굴을 맞댄 거래, 생산자를 알고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열망으로 <마르쉐@>를 제안한다.
'마르쉐키트'와 '쓰레기 제로의 시장' 등 환경을 위한 색다른 기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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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증금을 받고 접시와 포크를 대여해 주고 사용 후에 다시 돌려주는 시스템 | |
| ⓒ 박은영 | |
벽제, 성북동, 암사동 등 서울근교 작은 텃밭을 지닌 40여 팀의 농부와 요리사, 아티스트팀이 함께 한 이번 행사에는 도시농부들의 특별한 감각으로 예쁘게 포장한 텃밭 채소들이 선 보였다. 그리고 지역 농민들의 유기농 먹을거리를 공수한 요리사들이 다양한 멋과 맛으로 만들어낸 요리들도 자태를 뽐냈다.
도시농부가 일군 야채로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고 아티스트들이 멋들어진 요리로 선을 보이는 것이다. 그밖에 일본 도레미팜의 농부 타카다씨의 '병조림 워크숍', 클래지콰이의 알렉스와 홍대텃밭의 도시농부가족 오가닉 사운드가 함께 만드는 '작은 콘서트'도 열렸다.
환경을 생각한 도시장터의 아이디어는 다양했다. 마르쉐에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은 전통시장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한 판매대, 조리대, 불자리, 물자리 등을 만들어 어디서든 손쉽게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마르쉐 키트'를 선보였다.
또한 사람들이 모이면 으레 생기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쓰레기 제로의 시장'에 도전한다. 보자기와 더불어 컵과 접시, 나무젓가락과 냅킨용 손수건으로 구성된 '마르쉐 렌탈 식기세트'가 그것이다. 음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보증금을 내고 접시와 컵, 수저를 빌려 쓰고 다 사용한 것을 가져오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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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자리에서 손질한 야채로 요리를 만드는 모습 | |
| ⓒ 박은영 | |
'생산자와 소비자 개인의 삶이 교류되며 서로를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시장'을 꿈꾸며 기획안 <마르쉐@>는 12월부터 6개월간 장소를 바꾸며 매월 둘째주 토요일 개최할 예정이며 내년 5월부터 장소를 고정하여 정례화, 향후 평일마르쉐, 지역 마르쉐등을 열 계획이다.
대안학교와 대안교육, 그리고 이제는 대안시장이다. <마르쉐@>는 믿을 수 있는 식재료와 정직한 요리를 만날 수 있는 도심의 장터다. 물론 싼 편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많은 양의 소비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은 대안을 찾아가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관심이 있다면 지역단체의 텃밭강의를 찾아서 들어도 좋을 것이다. 강의를 통해 1년 농사를 경험하면 아파트 복도나 베란다에 소규모로 나만의 텃밭을 꾸릴 수 있다.
식탁에 떨어진 튀김조각을 치우며 난 오늘저녁 장바구니에 무엇이 담을지 생각해 봐야겠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밥상의 근원'에 대한 고민은 이제부터다.



얼갈이를 한아름 받아들고 2000원을 건네며 손님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자 생산자는 “맘껏 가져가라”며 웃는다. 작은 봉투에 막 담근 김치를 담아 팔자 손님은 “이 김치는 어떻게 만드셨어요?”라고 궁금해한다. 생산자는 텃밭과 키운 과정, 김치에 들어간 재료 하나까지 어떻게 구했는지 자신 있게 설명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3일 토요일 서울 혜화동 아르코미술관 앞에서 열린 도시농부들이 참여하는 ‘마르쉐@혜화동’의 풍경이다.
‘마르쉐엣(@)’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얼굴을 보며 진심으로 안심하고, 일상의 먹거리들을 맛있고 귀하게 먹고, 생산자와 소비자 개인의 삶이 교류되며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시장이다. 마르쉐@ 뒤에 지역명을 붙여 진행된다. 그 첫발을 내디딘 ‘마르쉐@혜화동’은 여성환경연대와 마리끌레르, 아르코미술관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40여 팀의 농부와 요리사,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이에 화답하듯 시민들도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도시농부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디자인으로 텃밭 채소들을 예쁘게 포장했고, 요리사들은 지역 농민들의 유기농 먹거리들을 확보해 다양한 멋과 맛을 지닌 요리들을 선보였다.
암사동 양지마을 농부들은 야산에서 닭을 키워 유정란을 짚에 묶어 내놓았다. 홍대 다리텃밭을 운영하는 김태균(28)씨는 8월 중순에 재배를 시작한 농산물을 거의 다 수확해 들고 나왔다. “소비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느낌으로 쌈 채소를 부케처럼 만들어 인디언식 이름도 붙였다”고 자랑이다. ‘나는 너를 잊지 못한다’ ‘너만 보면 가슴이 뛰어’ 등의 테그를 단 쌈채소 부케가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한 개씩 먹는 사찰음식, 설탕과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잼과 드레싱, 다양한 종류의 쿠키, 빵 등 먹거리로 맛있는 즐거움을 맛봤다. 수제 잼을 들고 나온 최병구 그람모 대표는 “먹거리를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을 보며 화가 났었다”며 “좋은 먹거리를 좋은 방식으로 만들어 함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으로 5년 전 한국에 온 스켈턴 오러르(31)씨는 “유럽과 달리 한국에는 오가닉(유기농) 마켓이 없어 아쉬웠는데 이런 자리가 생겨 참여하게 됐다”며 벨기에 초콜릿을 가져와 만든 브라우니 등을 선보였다.



한쪽에서는 홍대텃밭 도시농부 가족이기도 한 ‘복태와 한군’과 ‘클래지콰이’의 알렉스가 함께 작은 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마르쉐 이끔이를 함께 맡은 이보은씨는 “이곳에서는 큰 카트에 물건을 때려 넣지 않고,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계속 대화하며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있어 하나의 거대한 퍼포먼스를 보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장터의 시작은 지난해 9월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한 문래 옥상 텃밭 토크 프로그램에서 김수향 카페 수카라 대표가 일본의 파머스마켓과 멕시코의 오가닉마켓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도시에서 농사를 지으며 삶을 느리고 천천히 사는 사람들이 모여 4개월을 준비한 끝에 마켓이 성사됐다.
생산자들에게도 마르쉐는 좋은 기회였다. 홍대텃밭을 운영하는 박정자(46)씨는 “마켓에 참여해 다른 농부들을 만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가 됐다”며 “젊은 농부들의 새로운 시선을 보고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며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마르쉐@’은 앞으로 12월부터 6개월간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개최된다. 내년 5월부터는 장소를 고정해 정례화하고 향후 ‘평일 마르쉐’와 ‘지역 마르쉐’의 실험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