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을 앞둔 시기이지만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해가 다르게 극심해지는 기후위기를
여름이면 특히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이르게 시작되는 폭염에
지자체들은 저마다 주민들을 위한 폭염대책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2020년 서울시 노원구에서 시작된
소위 ‘생수 냉장고‘ 사업은 몇 년 새 전국 다수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시행하는 주민 인기 사업이 되었습니다.
여름철마다 몇 억씩 투입되는 이 생수 배포 사업,
이대로 계속 시행되어도 괜찮은걸까요?
여성환경연대는 이 ‘생수 냉장고‘ 사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서울시 주요 자치구 5곳(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중구, 중랑구)에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했습니다.
(1) 강북구&도봉구
가장 먼저 강북구와 도봉구 입니다.
강북구는 ’강북 Oasis(오아시스)’, 도봉구는 ‘봉달샘 냉장고‘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북구에서는 매일 1만병의 생수를 배포한다고 발표해 현장을 찾아가 보았는데요.
우이천 수유교 다리 아래, 아주 가까운 장소에서 강북구와 도봉구의 생수 냉장고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다리만 건너면 되는 단 도보 2분 거리에를 맞대고 각자 하루 수백병의 생수를 나눠주고 있는 셈이지요.


냉장고에서 일회용 생수병을 꺼내자마자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생수병을 가지고 갑니다.
인근의 벤치에 앉아있던 분들이 여러 번 생수를 가지고 가기도 합니다.

또한 모니터링을 진행한 강북구와 도봉구의 배포 장소 모두 바로 옆에서 음수대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여름철 더위에 잠시 미지근한 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물을 조금 흘려보내면 금세 시원한 물이 나옵니다.
나눠주는 생수의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요?
(2) 노원구
노원구는 ’생수 냉장고‘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자치구답게 가장 많은 양의 생수 배포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만 216만병의 생수를 길거리에서 주민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노원구에서는 현장으로 중계근린공원으로 찾아가보았는데요.
이 곳 역시 많은 행인 분들이 생수를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공공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었지요.
지구를 살리는 ‘페트병 줄이기, 아리수와 함께’ 하자는 안내 문구가 무색합니다.

부스의 바로 옆으로 사용된 폐페트병 쓰레기가 대량으로 쌓여있습니다.
사용한 페트병을 회수해 의류로 재활용 하니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플라스틱 오염에는 재활용이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생산량을 줄이는 것만이 오염을 줄이는 유일한 해법이지요.
게다가 페트병을 재활용한 의류에서는 세탁 시 막대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기도 합니다.

특히 노원구 중계근린공원에서는 이 ‘힐링 냉장고’ 사업을 위해 공터에 수십대의 냉동고를 설치했습니다.
여름 한 철 얼린 생수를 구내 여러 길거리로 배포할 수 있도록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마련한 것입니다.
공공 음수대를 설치해두고 식수로 마셔도 된다고 하면서, 탄소중립을 앞장서 실천해야할 지자체에서 일회용 페트병 물을 직접 얼리기 까지 해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사업은 예산 낭비이자 이중 행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중랑구
중랑구에서는 ‘중랑 옹달샘’이라는 이름으로 생수 냉장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42만병을 배포하겠다고 발표해 중랑구 역시 생수 배포 사업을 크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수 냉장고 사업이 시행되던 초기부터 끊임없이 잡음이 이어져 왔습니다.
1인 1병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다량의 생수병을 가져가는 이들이 많다는 민원도 이어집니다.
그 탓에 지자체에서는 구역마다 관리 인력을 또 따로 배치해두고 있는데요.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는 관리 인력이 배치되어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많은 양의 생수병을 챙겨가는 이용객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관리 인력이 배치된 다른 지자체 부스에서도 여러병을 가져가겠다는 이용객들은 적지 않아 이러한 생수 배포 사업이 폭염대책으로서 폭염취약계층에게 얼마나 가닿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자체들은 주로 공원과 산책로에서 생수 배포 사업을 진행합니다.
냉장고 곁에 쓰레기 배출함을 마련해두지만 공원에 쓰레기를 버리는 이용객들을 통제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4) 중구
중구에서는 관리 인력 배치 대신 자판기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오! 빙고!’라는 이름의 사업으로 생수 자판기를 설치한 것입니다.
한 명의 다량의 생수병을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5초에 1병씩 나오도록 설정해두었지만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10여분간 동안에도 15초를 기다려 여러 병의 생수병을 가져가는 이용객은 적지 않았습니다.


생수 자판기를 지켜보던 한 주민은 쓸모 없는 사업이라며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공짜라고 하니 다들 마구 가져가지만 공원 화장실에는 한 입 먹고 버린 생수병들이 버려진다는 말을 덧붙이셨지요.

그리고 역시 이 자판기 바로 근처에도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목이 말라 한 모금 목을 축이는데는 음수대라는 훌륭한 대안이 이미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주민 인기사업이라는 핑계로 계속해서 생수 냉장고 예산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자체를 불문하고 모든 부스에서 1분에 1병꼴로 생수병이 소진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지점에서 하루 수백병의 생수병이 이렇게 버려지고 있습니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금의 생수냉장고 사업보다
폭염취약계층에게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이며 친환경적인 폭염 대책을 고민해야만 할 것 입니다.
어느덧 가을을 앞둔 시기이지만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해가 다르게 극심해지는 기후위기를
여름이면 특히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이르게 시작되는 폭염에
지자체들은 저마다 주민들을 위한 폭염대책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2020년 서울시 노원구에서 시작된
소위 ‘생수 냉장고‘ 사업은 몇 년 새 전국 다수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시행하는 주민 인기 사업이 되었습니다.
여름철마다 몇 억씩 투입되는 이 생수 배포 사업,
이대로 계속 시행되어도 괜찮은걸까요?
여성환경연대는 이 ‘생수 냉장고‘ 사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서울시 주요 자치구 5곳(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중구, 중랑구)에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했습니다.
(1) 강북구&도봉구
가장 먼저 강북구와 도봉구 입니다.
강북구는 ’강북 Oasis(오아시스)’, 도봉구는 ‘봉달샘 냉장고‘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북구에서는 매일 1만병의 생수를 배포한다고 발표해 현장을 찾아가 보았는데요.
우이천 수유교 다리 아래, 아주 가까운 장소에서 강북구와 도봉구의 생수 냉장고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다리만 건너면 되는 단 도보 2분 거리에를 맞대고 각자 하루 수백병의 생수를 나눠주고 있는 셈이지요.
냉장고에서 일회용 생수병을 꺼내자마자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생수병을 가지고 갑니다.
인근의 벤치에 앉아있던 분들이 여러 번 생수를 가지고 가기도 합니다.
또한 모니터링을 진행한 강북구와 도봉구의 배포 장소 모두 바로 옆에서 음수대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여름철 더위에 잠시 미지근한 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물을 조금 흘려보내면 금세 시원한 물이 나옵니다.
나눠주는 생수의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요?
(2) 노원구
노원구는 ’생수 냉장고‘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자치구답게 가장 많은 양의 생수 배포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만 216만병의 생수를 길거리에서 주민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노원구에서는 현장으로 중계근린공원으로 찾아가보았는데요.
이 곳 역시 많은 행인 분들이 생수를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공공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었지요.
지구를 살리는 ‘페트병 줄이기, 아리수와 함께’ 하자는 안내 문구가 무색합니다.
부스의 바로 옆으로 사용된 폐페트병 쓰레기가 대량으로 쌓여있습니다.
사용한 페트병을 회수해 의류로 재활용 하니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플라스틱 오염에는 재활용이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생산량을 줄이는 것만이 오염을 줄이는 유일한 해법이지요.
게다가 페트병을 재활용한 의류에서는 세탁 시 막대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기도 합니다.
특히 노원구 중계근린공원에서는 이 ‘힐링 냉장고’ 사업을 위해 공터에 수십대의 냉동고를 설치했습니다.
여름 한 철 얼린 생수를 구내 여러 길거리로 배포할 수 있도록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마련한 것입니다.
공공 음수대를 설치해두고 식수로 마셔도 된다고 하면서, 탄소중립을 앞장서 실천해야할 지자체에서 일회용 페트병 물을 직접 얼리기 까지 해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사업은 예산 낭비이자 이중 행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중랑구
중랑구에서는 ‘중랑 옹달샘’이라는 이름으로 생수 냉장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42만병을 배포하겠다고 발표해 중랑구 역시 생수 배포 사업을 크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수 냉장고 사업이 시행되던 초기부터 끊임없이 잡음이 이어져 왔습니다.
1인 1병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다량의 생수병을 가져가는 이들이 많다는 민원도 이어집니다.
그 탓에 지자체에서는 구역마다 관리 인력을 또 따로 배치해두고 있는데요.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는 관리 인력이 배치되어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많은 양의 생수병을 챙겨가는 이용객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관리 인력이 배치된 다른 지자체 부스에서도 여러병을 가져가겠다는 이용객들은 적지 않아 이러한 생수 배포 사업이 폭염대책으로서 폭염취약계층에게 얼마나 가닿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자체들은 주로 공원과 산책로에서 생수 배포 사업을 진행합니다.
냉장고 곁에 쓰레기 배출함을 마련해두지만 공원에 쓰레기를 버리는 이용객들을 통제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4) 중구
중구에서는 관리 인력 배치 대신 자판기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오! 빙고!’라는 이름의 사업으로 생수 자판기를 설치한 것입니다.
한 명의 다량의 생수병을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5초에 1병씩 나오도록 설정해두었지만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10여분간 동안에도 15초를 기다려 여러 병의 생수병을 가져가는 이용객은 적지 않았습니다.
생수 자판기를 지켜보던 한 주민은 쓸모 없는 사업이라며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공짜라고 하니 다들 마구 가져가지만 공원 화장실에는 한 입 먹고 버린 생수병들이 버려진다는 말을 덧붙이셨지요.
그리고 역시 이 자판기 바로 근처에도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목이 말라 한 모금 목을 축이는데는 음수대라는 훌륭한 대안이 이미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주민 인기사업이라는 핑계로 계속해서 생수 냉장고 예산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자체를 불문하고 모든 부스에서 1분에 1병꼴로 생수병이 소진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지점에서 하루 수백병의 생수병이 이렇게 버려지고 있습니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금의 생수냉장고 사업보다
폭염취약계층에게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이며 친환경적인 폭염 대책을 고민해야만 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