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 앞쪽부터 금자, 펭동, 도담)
3월 8일 토요일, 비도 오지 않는 광화문 일대에서 노란 우비를 입고 걸어다니는 수상한 한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 날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했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2011년 3월 11일)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탈핵 문화제가 열린 날로 벌써 3주기를 맞이했는데요.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은 어느새 탈핵을 대표하는 색이 되어버린 노-오란 우비를 입고 탈핵과 후쿠시마를 외치며 이곳저곳 분주히 걷고, 때로는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 왼쪽부터 깡, 금자, 도담, 펭동)
그리고 조금 이웃한 공간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에도 침투하여 핵, 에너지, 후쿠시마 이야기를 알리기도 했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정말로 공중부양을 할 것만 같은 깡쌤, 여기서도 역시 빠이어한 기운으로 존재감 충만한 금자쌤, 어쩐지 힝 좋다 싶은 웃음을 짓고 있는 저 도담, 쿠하하 웃을 것만 같은 펭동쌤 모두 점프점프! 물론 '올해의 여성운동가상'을 수상한 밀양할매들에게 힘찬 박수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2013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2주기 탈핵문화제 당시 사진, 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도담, 복코, 이름 모를 외국인아찌)
따지고 보면 타국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우리나라에서도 기억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은 이유는 뭘까. 작년 이 맘때쯤에는 그런 고민을 가지고 출근했었습니다. 학교를 막 졸업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코찔찔이가 첫 사회활동을 활동가로 시작하게 되고선 첫 발을 디딘게 바로 작년의 2주기 후쿠시마 문화제였고, 또 처음이라는 게 뭐라고 다른 어느 때보다 감회가 더 새롭습니다. 활동가로서의 첫 날이 그날이었다는 단지 그 사실만으로도 후쿠시마는 제게 나름 특별나게 자리매김했네요.
첫 출근에 갖고 있었던 '우리나라에서도 기억해야 할까?'라는 막연한 생각은 그날 이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이야기가 왜 내게는 죽어있었던 걸까. 이렇게도 오랜 이야기가 왜 내게는 낯설까. 공감할 수 없었던 이질감이 이 문제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었고, 주목하게 만들었고, 제게 살아있지 않던 몇몇 단어를 생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과 느낌이 시간과 함께 흘러흘러 섞이고, 자라고, 변해서 더 풍부한 활동과 한 발 더 나아간 고민을 하게 했고 그에 대한 작은 결과로 후쿠시마의 이야기가 담긴 전시를 만들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함께 할 수 있었고, 초를 만들며 에너지와 삶에 대한 의미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올해 난장에서는 모두가 나름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누구는 맛난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로 여기 후쿠시마의 손을 잡아달라 말했고, 누구는 작게 반짝일 초를 만들며 왜 이 촛불이 아름답고 소중한가를 말했으며 또 누구는 인형탈을 쓰고 재미있게 춤추며 각 개인의 추억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기억에 남고 또 마음에 남는 이유는 모두가 하나를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기에 손 잡아줘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 아픈 사람들이 있고, 멈춰야만 할 것들이 있고 그리고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부스, 함께 해준 고마운 친구들)
여성환경연대는 노란우비 퍼포먼스 외에도 초 만들기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책장 한 구석에서 묵묵히 자리잡고 있다가 정전 때 구원처럼 나타나 제 한 몸 바쳐 불 밝혀주던 초가 이렇게도 많은 이야기를 품을 수 있었던지, 옅은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리 일상 속에서 다른 삶과 에너지와 밀양을 떠올리게 하는 게 있었던가, 껌껌한 속에서 초롱초롱 빛날 때면 더 아름답고 더 아프고 더 많은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부스 운영을 함께 해준 고마운 친구들 역시 작은 이야기 하나 맘 속에 지니고 갔을까 궁금하네요.

(▲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 왼쪽부터 금자, 펭동, 도담, 칠월, 깡)
여성환경연대는 올 탈핵문화제를 이러저러한 활동을 하며 보냈습니다. 나름 이래저래 준비한 것들이 꽤 있었는데 목소리가 잘 전달 되었는지, 무언가 조금 꿈틀거리게는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깊은 마음과 고민을 차곡차곡 쌓으며 내년에 또다시 함께 하기를 바라요. 우리 옆의 촛불이 조금 더 많은 의미와 아름다움을 지녔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 앞쪽부터 금자, 펭동, 도담)
3월 8일 토요일, 비도 오지 않는 광화문 일대에서 노란 우비를 입고 걸어다니는 수상한 한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 날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했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2011년 3월 11일)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탈핵 문화제가 열린 날로 벌써 3주기를 맞이했는데요.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은 어느새 탈핵을 대표하는 색이 되어버린 노-오란 우비를 입고 탈핵과 후쿠시마를 외치며 이곳저곳 분주히 걷고, 때로는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 왼쪽부터 깡, 금자, 도담, 펭동)
그리고 조금 이웃한 공간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에도 침투하여 핵, 에너지, 후쿠시마 이야기를 알리기도 했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정말로 공중부양을 할 것만 같은 깡쌤, 여기서도 역시 빠이어한 기운으로 존재감 충만한 금자쌤, 어쩐지 힝 좋다 싶은 웃음을 짓고 있는 저 도담, 쿠하하 웃을 것만 같은 펭동쌤 모두 점프점프! 물론 '올해의 여성운동가상'을 수상한 밀양할매들에게 힘찬 박수와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2013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2주기 탈핵문화제 당시 사진, 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도담, 복코, 이름 모를 외국인아찌)
따지고 보면 타국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우리나라에서도 기억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은 이유는 뭘까. 작년 이 맘때쯤에는 그런 고민을 가지고 출근했었습니다. 학교를 막 졸업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코찔찔이가 첫 사회활동을 활동가로 시작하게 되고선 첫 발을 디딘게 바로 작년의 2주기 후쿠시마 문화제였고, 또 처음이라는 게 뭐라고 다른 어느 때보다 감회가 더 새롭습니다. 활동가로서의 첫 날이 그날이었다는 단지 그 사실만으로도 후쿠시마는 제게 나름 특별나게 자리매김했네요.
첫 출근에 갖고 있었던 '우리나라에서도 기억해야 할까?'라는 막연한 생각은 그날 이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이야기가 왜 내게는 죽어있었던 걸까. 이렇게도 오랜 이야기가 왜 내게는 낯설까. 공감할 수 없었던 이질감이 이 문제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었고, 주목하게 만들었고, 제게 살아있지 않던 몇몇 단어를 생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과 느낌이 시간과 함께 흘러흘러 섞이고, 자라고, 변해서 더 풍부한 활동과 한 발 더 나아간 고민을 하게 했고 그에 대한 작은 결과로 후쿠시마의 이야기가 담긴 전시를 만들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함께 할 수 있었고, 초를 만들며 에너지와 삶에 대한 의미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올해 난장에서는 모두가 나름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누구는 맛난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로 여기 후쿠시마의 손을 잡아달라 말했고, 누구는 작게 반짝일 초를 만들며 왜 이 촛불이 아름답고 소중한가를 말했으며 또 누구는 인형탈을 쓰고 재미있게 춤추며 각 개인의 추억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기억에 남고 또 마음에 남는 이유는 모두가 하나를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기에 손 잡아줘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 아픈 사람들이 있고, 멈춰야만 할 것들이 있고 그리고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부스, 함께 해준 고마운 친구들)
여성환경연대는 노란우비 퍼포먼스 외에도 초 만들기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책장 한 구석에서 묵묵히 자리잡고 있다가 정전 때 구원처럼 나타나 제 한 몸 바쳐 불 밝혀주던 초가 이렇게도 많은 이야기를 품을 수 있었던지, 옅은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리 일상 속에서 다른 삶과 에너지와 밀양을 떠올리게 하는 게 있었던가, 껌껌한 속에서 초롱초롱 빛날 때면 더 아름답고 더 아프고 더 많은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부스 운영을 함께 해준 고마운 친구들 역시 작은 이야기 하나 맘 속에 지니고 갔을까 궁금하네요.(▲2014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 왼쪽부터 금자, 펭동, 도담, 칠월, 깡)
여성환경연대는 올 탈핵문화제를 이러저러한 활동을 하며 보냈습니다. 나름 이래저래 준비한 것들이 꽤 있었는데 목소리가 잘 전달 되었는지, 무언가 조금 꿈틀거리게는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깊은 마음과 고민을 차곡차곡 쌓으며 내년에 또다시 함께 하기를 바라요. 우리 옆의 촛불이 조금 더 많은 의미와 아름다움을 지녔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