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는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탈성장 돌봄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여성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주목하고 가시화함으로써 전환의 씨앗을 찾습니다. 젠더정의 없이 기후정의는 실현될 수 없기에, 기후 거버넌스 내 성평등 보장과 강력한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후기] 너무나 슬프게도 밀양과 똑 닮아 있는 청도 삼평리의 하루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는 경상남도 밀양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송전탑 반대 투쟁 지역입니다. 울산의 신고리 원전에서 시작되는 송전선로는 밀양, 청도를 거쳐 경상남도 창녕의 북경남변전소로 연결됩니다. 청도에 세워지는 송전탑은 모두 40기. 이 중 마지막 남은 1기(23호기)의 건설을 막기위해 2009년부터 삼평리의 할머니들은 남은 기운과 온 몸을 다해 맞서고 있습니다.그러던 중, 지난 7월 21일 새벽 6시 한국전력공사는 기습적으로 청도 삼평리 345kV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습니다. 농성 현장을 침탈해 망루를 부수고, 그 과정에서 주민 2명과 대책위 활동가 5명을 연행해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한전이 법원에 신청한 대체집행에 대한 첫 심리가 25일 예정되어있던 터라, 사전 고지 없이 기습적으로 집행을 강행한 것은 삼평리 주민들에게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일이었겠지요.
밀양에 연이어 청도에서도 우려하던 일이 너무나 비겁하고 기습적으로 일어나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여성환경연대 활동가 있슈, 복코, 도담, 그리고 으뜸지기 장이정수쌤과 함께 금토일 청도에 다녀왔습니다![26일 새벽 2시] 청도 도착우여곡절 끝에 청도에 새벽 2시에 도달했습니다. 일단 도로 한복판에 마련된 임시 천막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잠을 청했습니다. 개구리 소리를 벗삼아 잠을 청했지만...바람이 거세게 불어 휘청거리는 천막을 붙잡느라, 모두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26일 새벽 6시] 하루의 첫 집회 시작현재 한전이 경찰병력을 앞세워 강제 침탈한 농성장이 있던 곳은 '삼평리의 평화 공원'으로 불리던 곳이었습니다. 6년의 싸움 동안 주민분들은 이 곳에 망루를 만들고, 평화를 기원하는 장승을 세우며 농지 한 복판을 관통하는 345kV 송전탑을 온 힘을 다해 막아오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경찰에 둘러쌓여 진입조차 불가한 상태였습니다. 매일 새벽 6시, 할매들과 주민들은 도로 한 복판, 농성장이 있던 입구에서 규탄 집회를 해오고 계셨습니다.
[26일 아침 8시] 음악으로 평화를!연대하러 온 청년자립공동체 '별에별꼴' 청년들의 멋진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파릇파릇한 청년들의 몸짓과 목소리에 잠시나마 할매들은 숨을 돌리며 웃으시기도 했습니다.
[26일 오후 1시] 공사 현장 방문경찰과 한전이 공사장으로 올라가는 산길을 막아, 옆으로 둘러 공사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철제에 부딪치는 사고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데도 헬멧 이외의 아무런 장치 없이 열악한 조건에서 하청을 받은 노동자들은 고강도의 노동을 감당하고 있었고, 한전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채 헬멧을 쓰고 공사 현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왜 지중화를 하지 않으냐, 공사부지 선정부터 불합리적인 것을 아느냐는 외침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만 했습니다.
[26일 오후 3시] 연대자 연행과 부상농성장을 침탈하며 가져간 물품을 돌려달라는 요구에 경찰은 무력과 폭언으로 대응했습니다. 관등성명 없이 채증을 일삼았고, 할매들과 연대자들을 무지막지하게 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야, 거기 잡아', '야, 찍어, 채증해 채증', '여기 사람이 있다니까요', '사람이 다쳤잖아요, 잠시만 멈춰봐요' 밀양에서도 익숙하게 듣던 명령과 비명소리, 아비규환의 현장은 청도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었습니다. 1시간이 넘는 대치상황 끝에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무력진압 과정에서 2명의 연대자가 연행되고, 1명의 주민이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26일 오후 7시] 밀양할매들과 함께한 '반격의 밤'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연대자들과 할매들이 청도의 할매들을 위로하고자 매주 토요일 열리는 밀양의 문화제를 청도에서 진행했습니다. 청도할매들의 '우리는 동지'라는 말씀에 모두들 울컥하면서. 오늘도 무사히 공사를 막아내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분도를 가라앉히고 모두를 위로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람이 부족해 막기도, 알리기도 어려운 청도 송전탑 싸움 현장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겨우겨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청도에서는 안타까운 소식이 계속 들려옵니다. (최근에 보도된 청도 싸움 일지 보기) 밀양의 할매들이 온 몸을 던져 송전탑 반대 투쟁을 이어나가셨듯이, 청도의 할매들은 경찰에게 멱살을 잡히고, 차 밑으로 들어가 끌려나오시는 수모를 겪으시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이십니다. 밀양만큼 많이 알려지지 않아, 늘 사람이 부족해 이 억울한 사정도 알리기 힘든... 청도로 달려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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