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 오후, 여성환경연대와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가 함께 <NDC에 젠더 관점 반영하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자 개인으로서 저는 NDC라는 조금은 어려운 주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입사 2주차 만에 큰 행사의 스탭으로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새로운 관점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개념을 다루기에 앞서 먼저 서로를 소개하고 오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나누는 체크인,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한 이들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아가는 열린 문장 활동으로 문을 연 후 논의에 필요한 주요 개념들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먼저 여성환경연대의 이안소영 대표가 젠더불평등이 기후재난에 대한 취약성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짚어주셨고, 여러 사례를 통해 성인지적 기후정책이란 무엇인지 소개해주셨어요.
그 중에서도 제게는 ‘기후위기와 젠더의 재구성’이라는 파트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자칫 ‘여성은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라는 식으로 취약성만 강조할 경우 다른 여러 불평등 요소가 고려되지 못할 수 있음을 짚어주셨고, 많은 여성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을 여성의 내재된 특성으로 연결짓는 것은 자칫 우리가 탈피하고자 하는 성별 고정관념이나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음을 짚어주셨어요.
결국 여성이 취약한 현실은 고려하되, 동시에 자원 이용의 형평성과 민주적이고 변혁적인 참여가 함께 다뤄지는 것이 젠더 관점이 반영되는 기후대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어서 플랜1.5의 한수연 정책활동가가 NDC에 대해 설명하며, 지난 기후 헌법소원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NDC 결정 조건 세가지(1.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근거할 것, 2. 전지구적 감축노력에 공정하게 기여할 것, 3. 미래에 지나친 부담을 떠넘기지 않을 것)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 대비 65% 감축 시나리오가 최선의 시나리오임을 확인할 수 있었죠.
다만, NDC는 숫자인 동시에 감축 계획이기 때문에 감축의 과정이 중요한데요. UNFCCC가 감축 정책의 구상/수립/이행 모든 영역에서 젠더 통합적 접근을 권고하는 반면, 현재 한국은 여성 등 다양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려운 거버넌스 구조를 갖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NDC 논의에 젠더 관점이 반영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그룹별로 기후 정책/기후 대응에 젠더 관점이 부재해서 힘들거나 답답했던 경험을 나누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농촌지역에서 온 환경활동가는 지역에서 기후재난 상황에서 여성 이재민들이 경험하는 불편함이 클 수 밖에 없는데, 언론에 나오는 건 대부분 남성 이재민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했습니다.
NDC와 내 활동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에는 많은 활동가들이 NDC가 자신들의 활동에 가져올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는데요.. 성·재생산권리 관련 활동가는 출산을 포기했던 많은 여성들이 다시 돌아서지 않을까하며 조심스럽게 전망했고, 기업을 대상으로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환경활동가나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NDC의 활동이 자신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세번째 시간은 NDC에 젠더 관점을 담는 방법에 대한 논의로 채워졌어요. 참가자들은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여성 농민이나 청소년, 홈리스 등 취약한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와 경험을 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어요. 이를 위해 대중 채널을 통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알리거나, 여성가족부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참여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지역에서부터 목표를 세워 중앙정부에 전달해야 한다는 상향식 접근법과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를 돕는 NDC 해설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공유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젠더 관점이 반영된 NDC를 만들기 위해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서는 마을이나 공동체 단위의 논의 테이블이 많아져야 하며 그것은 마땅히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정부에게 목소리를 들을 다양한 기후위기 당사자들의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하고, 그들에게 발언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또 우리가 직접 당사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내도록 설득하고 그 목소리를 수집해 정부에 전달하는 것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과 함께 우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았습니다.

이 워크숍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다시 한 번 대화와 경청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면, 정부에서는 고작 한 달 반만의 논의 기간을 거쳐 NDC를 결정한다고 하는데요. 쫓기듯 만들어지는 NDC에 과연 힘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길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65%라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감축목표를 설정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누가,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기후정의’에 입각한 목표 수립을 위해 여성과 다양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여성환경연대는 요구하고 있습니다.
활동에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여러분도 함께 목소리 내어주세요!
지난 9월 18일 오후, 여성환경연대와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가 함께 <NDC에 젠더 관점 반영하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자 개인으로서 저는 NDC라는 조금은 어려운 주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입사 2주차 만에 큰 행사의 스탭으로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새로운 관점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개념을 다루기에 앞서 먼저 서로를 소개하고 오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나누는 체크인,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한 이들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아가는 열린 문장 활동으로 문을 연 후 논의에 필요한 주요 개념들을 알아보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먼저 여성환경연대의 이안소영 대표가 젠더불평등이 기후재난에 대한 취약성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짚어주셨고, 여러 사례를 통해 성인지적 기후정책이란 무엇인지 소개해주셨어요.
그 중에서도 제게는 ‘기후위기와 젠더의 재구성’이라는 파트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자칫 ‘여성은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라는 식으로 취약성만 강조할 경우 다른 여러 불평등 요소가 고려되지 못할 수 있음을 짚어주셨고, 많은 여성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을 여성의 내재된 특성으로 연결짓는 것은 자칫 우리가 탈피하고자 하는 성별 고정관념이나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음을 짚어주셨어요.
결국 여성이 취약한 현실은 고려하되, 동시에 자원 이용의 형평성과 민주적이고 변혁적인 참여가 함께 다뤄지는 것이 젠더 관점이 반영되는 기후대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어서 플랜1.5의 한수연 정책활동가가 NDC에 대해 설명하며, 지난 기후 헌법소원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NDC 결정 조건 세가지(1.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근거할 것, 2. 전지구적 감축노력에 공정하게 기여할 것, 3. 미래에 지나친 부담을 떠넘기지 않을 것)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 대비 65% 감축 시나리오가 최선의 시나리오임을 확인할 수 있었죠.
다만, NDC는 숫자인 동시에 감축 계획이기 때문에 감축의 과정이 중요한데요. UNFCCC가 감축 정책의 구상/수립/이행 모든 영역에서 젠더 통합적 접근을 권고하는 반면, 현재 한국은 여성 등 다양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려운 거버넌스 구조를 갖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NDC 논의에 젠더 관점이 반영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그룹별로 기후 정책/기후 대응에 젠더 관점이 부재해서 힘들거나 답답했던 경험을 나누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농촌지역에서 온 환경활동가는 지역에서 기후재난 상황에서 여성 이재민들이 경험하는 불편함이 클 수 밖에 없는데, 언론에 나오는 건 대부분 남성 이재민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했습니다.
NDC와 내 활동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에는 많은 활동가들이 NDC가 자신들의 활동에 가져올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는데요.. 성·재생산권리 관련 활동가는 출산을 포기했던 많은 여성들이 다시 돌아서지 않을까하며 조심스럽게 전망했고, 기업을 대상으로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환경활동가나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NDC의 활동이 자신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세번째 시간은 NDC에 젠더 관점을 담는 방법에 대한 논의로 채워졌어요. 참가자들은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여성 농민이나 청소년, 홈리스 등 취약한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와 경험을 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어요. 이를 위해 대중 채널을 통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알리거나, 여성가족부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참여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지역에서부터 목표를 세워 중앙정부에 전달해야 한다는 상향식 접근법과 사회적 약자들의 이해를 돕는 NDC 해설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공유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젠더 관점이 반영된 NDC를 만들기 위해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서는 마을이나 공동체 단위의 논의 테이블이 많아져야 하며 그것은 마땅히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정부에게 목소리를 들을 다양한 기후위기 당사자들의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하고, 그들에게 발언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또 우리가 직접 당사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내도록 설득하고 그 목소리를 수집해 정부에 전달하는 것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과 함께 우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았습니다.
이 워크숍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다시 한 번 대화와 경청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면, 정부에서는 고작 한 달 반만의 논의 기간을 거쳐 NDC를 결정한다고 하는데요. 쫓기듯 만들어지는 NDC에 과연 힘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길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65%라는 유일하게 합리적인 감축목표를 설정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누가,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기후정의’에 입각한 목표 수립을 위해 여성과 다양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여성환경연대는 요구하고 있습니다.
활동에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여러분도 함께 목소리 내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