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이제 시작이다 추적단 불꽃이 말하는 N번방 사건 일상에서 시작하는 여성인권 감수성 강의 1강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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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에서 지난 2월 17일부터 2월 19일까지 진행했던 여성인권 감수성 강의는 “일상에서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지난 2월 17일에 진행되었던 첫 번째 여성인권 감수성 강의는 일상에서 가장 쉽게 마주하는 성범죄 중 하나인 디지털 성범죄를 주제로 하였습니다. N번방 사건을 최초 보도했던 추적단 불꽃(강의자: 불, 단)이 “이제, 시작이다!”라는 강의 제목으로 첫 번째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N번방 추적기, 21세기 대한민국이 아닌 손 안의 지옥

추적단 불꽃이 이야기했던 텔레그램의 실태는 말 그대로 지옥이었습니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박사(조주빈), 갓갓(문형욱), 이기야(이원호) 등 주요 운영자들을 중심으로 텔레그램 N번방이 운영되었습니다. N번방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대상으로 강간을 모의하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공유했던 생생한 현장 기록을 들었습니다. 참여자가 수천 명 되는 그 방에서는 피해자 실명 및 피해 사실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었습니다. 

N번방에서 가장 문턱이 낮은 범죄는 바로 ‘지인 능욕’. 어디에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 무차별적인 성범죄 앞에서 여성의 일상은 공포와 무력감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추적단 불꽃이 검찰 소환 증인으로 법정에 서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들었습니다. 부실 수사 및 솜방망이 처벌 등 아직 갈 곳이 먼 디지털 성범죄의 현실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끝나지 않은 싸움

이어진 강의에서는 디지털 성범죄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는 성착취 영상이 웹하드 카르텔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수많은 사이트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즉각 제재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디지털 성범죄의 죄질은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10살 아이 성희롱 사건(좀비고 사건) 등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추적단 불꽃이 가장 중요하게 지적하였던 부분은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시선”이었습니다. N번방 피해자들은 마땅히 피해자로서 존중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쏟아지는 수많은 2차 가해적인 언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가해자의 서사에 비해 피해자의 서사는 언론에서 전형적인 모습으로 단순하게 다루어지며, 하나의 이미지성으로 소비됩니다. 일탈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답지 않음”의 범주로 규정됩니다. 이런 전달 방식은 피해자에게 심한 트라우마 및 죄의식을 심어줍니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는, 바로 지금

우리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바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성범죄에 대한 검거와 처벌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한 열정적인 강의 및 질의응답이 있었습니다. 성폭력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전반적인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유권자로서 정책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 역시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현재 스토킹 방지법, 그루밍 방지법, 디지털 성범죄 함정수사 등 우리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는 성범죄 관련 법률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책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 유권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는 바로 지금, 우리가 참여하는 이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