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시는 사업의 게시물만 보고 싶으시다면,    위에 카테고리를 클릭해 보세요. 


자료가 다운로드 되지 않는다면,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해 보세요. 타 브라우저에서는 다운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에코페미니즘[후기] 2020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2020-09-15
조회수 6336

지난 9월 10일,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 줌에서 5번째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실시간-온라인 생중계로 컨퍼런스가 진행됐는데요. 300여명의 시민들이 컨퍼런스에 신청해주셨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서로를 돌보는 방법> 입니다. 나를 돌보며 주변을 함께 돌아보는 방법, 코로나 시대의 관계 맺기에 대해 5명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 프로그램

사회 : 이정규 (서울시립과학관장, 두 냥이 맘)
코로나 재난, 공장은 멈춰도 돌봄은 멈출 수 없다 (이을,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갑자기 통장에 떡볶이가 입금됐다 (소금, 성북청년시민회 활동가)
우리 동네 작은 이웃, 길고양이 (이소영, 중랑 길고양이친구들 활동가)
건강할 권리 말고 잘 아플 권리 (조한진희,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자)
처음으로 나를 위한 밥상을 차렸습니다 (최정은, 비덕살롱)

https://flic.kr/p/2jGNnTb
△ 사회, 이정규 님

컨퍼런스는 낮에는 서울시립과학관장으로, 저녁에는 두 냥이의 맘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정규 님의 인사로 시작됐습니다.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는 우리 삶의 전환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서 만든 그런 행사이고요.

올해의 주제는 ‘서로를 돌보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돌보려면 우리 자기 자신도 잘 돌봐야 될 것이고, 또 주변도 돌봐야 될 것입니다. 우리가 돌봐야 하는 주변은 참 다양할 수 있고요.

이런 코로나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이야기들을 모아서 나눠보려고 합니다.'

https://flic.kr/p/2jGNnYm

강연1) 코로나 재난, 공장은 멈춰도 돌봄은 멈출 수 없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코로나19로 인해 공장과 일터는 멈췄지만 돌봄은 멈출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19로 마주한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현실. 우리가 회복하고자 하는 일상의 모습이 여전히 성차별적인 돌봄으로 지탱되는 사회여야만 하는 지 물음을 던집니다.

연사 : 이을,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우리가 이 시기에 사실 깨달아야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기본이라는 게 뭔가, 필수적이라는 게 뭔가, 우리 사회 근간이 무엇인가’. 이것을 질문하고 성찰하며 그 성찰에서부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계속 배제당했죠. 계속 돌아가는 공장을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라고 표상할 때에 그 공장 안에서 일할 수 없도록, 혹은 일한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한직에 처우를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주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그런 노동자들을 여성으로 취급해왔죠.

그리고 그 공장 밖에서 공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공장에서 일하는 대부분 남성들을 잘 케어하고 밥을 제공하고 쉼을 제공하는 사람들로 여성들을 한정 지어 왔습니다.

이러한 가부장적 자본주의, 가부장적 색채가 너무나도 강력한 이 가부장적 자본주의가 막 증식하면서 여성들은 배제됐고 지구환경을 망치고 있고 그러면서 이 돌봄의 가치라는 것은 이 무대 밖으로 완전히 배제된 것입니다. '

https://flic.kr/p/2jGMzMc

강연2) 갑자기 통장에 떡볶이가 입금됐다

각종 서류로 나의 절실함과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커다란 각오가 없어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건넬 수 있다면 어떨까요?

가끔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소소한 행위만으로도 일상을 버텨낼 기운을 얻지 않나요?

'요즘 월세를 못 내서 보증금이 깎이고 있어'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친구의 소식을 듣고 청년 활동가 3명은 <갑자기 통장에 떡볶이가 입금됐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떡볶이로 연결되는 우리, 내 주변의 동료들을 믿고 소소한 희망을 주고 받은 청년 활동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연사 : 소금, 성북청년시민회 활동가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서로 돌보고 있었구나, 내가 너를 응원하고 있고 우리가 연결되고 있구나.’ 이런 메시지가 되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 사회에서 청년은 돌봄의 대상이라고 인지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코로나19 속에서 청년들은 ‘열정적이고 패기 있는데 못할 게 뭐가 있어’ 라는 말을 들어요. 그런데 제가 느끼는, 저와 친구와 대화 나눴던 것도 그렇지만 청년들도 돌봄의 대상이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https://flic.kr/p/2jGNo5i

강연3) 우리 동네 작은 이웃, 길고양이

우리사회에서 돌봄을 필요로하는 존재는 인간만이 아닙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작은 이웃 길고양이,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캣맘'이 말하는 '돌봄'은 어떤 의미일까요? 길고양이와 '캣맘'을 향한 혐오는 우리에게 '돌봄'의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도시 속 비인간동물과의 공존을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연사 : 이소영, 중랑 길고양이친구들 활동가

'저희 유튜브에는 ‘캣맘충, 너희 집 데려가서 키우지, 왜 밥을 주냐. 이기적인 사람아.’ 이런 댓글이 1,000건이 넘게 달려있습니다. 저는 이 혐오단어들을 보면서 굉장히 비슷한 단어들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틀딱, 맘충, 노키즈존 등 우리가 돌봄의 영역에서 굉장히 논란이 되는 순간들에 나타났던 단어들입니다.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는 인간만 오라'라고 이야기하는 것 속에서 시작된 캣맘 혐오 발언들

‘과연 불편이라고 하는 영역이 무조건 항상 부정적인 것일까?’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지금의 어른이 되기까지 누군가의 돌봄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의 희생을 통해서 생명을(어쩌면 누군가가 감성적이라고 얘기하는 그 감정에 이끌려서), 어떤 존재들을 지금도 저는 돌보고 있습니다.

이토록 돌봄을 혐오하는 자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도움을 받으면서 삶을 살아야 하는 생존을 해가야 하는 사람들, 존재들, 생존하는 존재들은 과연 무가치한 존재인가요? 그리고 하루를 덜 살아도 되는 존재인가요?'

https://flic.kr/p/2jGMzpJ

강연4) 건강할 권리 말고 잘 아플 권리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은 건강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동시에 아픈 몸을 소외시키는 말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크고 작은 질병을 피할 수 없는데도, 흔히 아픈 몸을 '극복'해야 하는 상태로만 여깁니다. 아픈 사람은 '건강해질 권리'밖에 없을까요? 아파도 미안하지 않은 사회가 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건강권 말고 질병권(疾病權), 잘 아플 권리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연사 : 조한진희,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력한다고 해서 빈곤을 벗어나기 굉장히 어렵고 앞서 말했던 우리 사회환경이 대기오염부터 해서 음식부터 해서 노동환경부터 해서 임금부터 해서 이런 굉장히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는데 개인이 노력한다고 해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가? 물론 노니 먹고 블루베리 먹으면 조금 더 나아질 수는 있지만 사실 대단히 나아지기는 굉장히 어려운 문화 안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건강을 둘러싼 판타지를 깨져야 우리가 건강을 제대로 볼 수 있고 질병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가 의학으로 죽음을 삭제할 수 없듯이 질병을 삭제할 수 없다. 누구나 아프게 되고 죽게 된다. 질병이나 죽음 자체가 비극이 아니라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삶으로 겪어낼 수 없을 때 비극이 된다.’ 제가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썼는데 그 책에서 썼던 구절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질병이나 죽음이 비극이 되지 않으려면 사회에 많은 것들이 필요한데 그중에 가장 핵심적인 게 돌봄이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잘 돌볼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질병이 덜 두렵고, 죽음이 덜 두렵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

https://flic.kr/p/2jGMA2v

강연5) 처음으로 나를 위한 밥상을 차렸습니다

나를 위한 밥상차리기, 이 소소한 행동이 만드는 큰 변화를 아시나요? 하루를 구성하는 세 끼니, 이 작은 것들이 쌓여 한 주, 한 달, 일 년을 만들고 우리의 삶이 됩니다. 이처럼 나를 돌보는 한끼의 밥상이 쌓여 나의 일상을 유지하게 합니다. 내가 있기에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를 말하기 위해 '나'를 돌아보며, '자기돌봄'의 의미를 말하고자 합니다.

연사 : 최정은, 비덕살롱

'(성매매 피해여성 등을 위한 쉼터와 자활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자활한다는 것, 자립한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자격증이나 학력취득 또 근사한 직장이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그런데 돌아보니까 그런 게 아니었어요.

하루하루를 이렇게 소중하게 한 끼를 제대로 먹고 그 한 끼를 모아서 하루가 되고 일주일이 되고 이렇게 하루하루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이 정말 자활을 제대로 자립을 하는 게 아닌가. 아무거나 먹고 아무렇게나 먹고 살면서 자기 일상을 그렇게 방기하는데 어떻게 삶이 바뀔 수 있을까.

그 당시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하루하루를 그냥 발을 땅에 딛고 사는 거였어요, 인생은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에. (활동을 하며) 그 안에서 저희가 배운 것은 일상의 소중함이었어요. 혁명이라는 게 광장에만 있는 게 아니구나. 광장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 일상을 살아가는 게 진정한 혁명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짧게 소개해보았습니다.

더 긴, 뒷 이야기가 궁금하시죠?

🙂

강연과 플로어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는 <여성환경연대> 유튜브로

다시 공개될 예정입니다.

여성환경연대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고,

영상이 업로드 되기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이 행사는 한국여성재단 2020 성평등사회조성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