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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페미니즘[리뷰] 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2022-03-07
조회수 3718

안녕하세요? 여성환경연대 인턴 활동가 아고 입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인턴 활동가로 일하며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책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리뷰할 책은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입니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여성환경연대의 슬로건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소비가 행복의 조건으로 여겨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안적인 행복 혁명(에코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열다섯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목차는 생명, 연대, 모성, 살림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필자분들은 사회 활동가, 농부, 교수, 연구자, 직장인 등 각자 다른 삶의 배경에서 에코페미니즘 실천 사례를 소개한다.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주의와 생태주의를 결합한 것으로, 경쟁과 성장제일주의 패러다임을 비판하는 동시에 여성을 포함한 모든 인간에게 내재한 보살핌 행위와 경험, 자연과 타자에 대한 이해, 관계 지향성 등을 강조하면서 전 지구적 위기를 여성주의 패러다임 안에서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이론이자 실천이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2016, (217쪽)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는 메시지는 도시에서 나고 자라온 나에게 소비와 임금 노동의 관계, 소비주의 사회에서 놓치고 있는 생명과 돌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에게 소비는 익숙한 감각이다. 집 밖을 나설 때 지출 계획이 없더라도 지갑은 무조건 챙긴다. 언제고 지출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을수록 선택지가 다양해지기에 소비는 자유와 비슷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사실 돈을 쓰는 일은 가장 편리한 일이기도 하다. 얼마간의 돈을 지불했다는 명분으로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노동 착취 등의 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 행위 양식은 생태계, 안전, 건강, 돌봄 등의 가치를 사고팔 수 있는 것으로 여기게 한다. 

프랑스 철학자 앙드레 고르는 인간의 노동을 타율(임금)노동, 개인의 욕구와 일치하는 사회적 활동인 자율노동, 생명과 성장, 유지를 위한 자활노동으로 구분한다. 그는 현 사회가 소비를 하기 위해 더 많은 임금노동을 유지하고 내 삶을 꾸리는 생명노동은 모두 외주화하여 정작 자신의 삶을 돌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에코페미니즘은 타율노동으로 소비를 충당하는 기존의 방식을 줄이고 자활노동으로 필요한 물건이나 생활을 스스로 유지함으로써 소비사회에서 멀어질 것을 권유한다.

생각해보면 이 사회에서 임금 노동자가 되는 것은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지지만, 생존에 필수적인 요리, 청소, 돌봄 등의 자활노동의 가치는 등한시된다. 삶의 능동성을 되찾고 나와 관계하는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 소비 중심적인 행동 양식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야겠다. 

에코페미니즘은 개발과 경쟁중심의 자본주의 체제를 전환하는 가장 근사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어렵다. 책을 쓰신 필자분들은 멋진 에코페미니스트인데 나는 너무 속물적인 욕망에 찌들었다는 자기반성이 든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럴 때마다 다음 문장을 떠올려 보려 한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생명과 돌봄, 공생에 대한 공부를 멈추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대안적인 삶과 세계는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지 않는다. 불안과 무력감을 걷어내고 현재 세계의 문제를 직시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대안적인 사회가 어떠한 곳인지 논의하고 실험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대안’을 선취하며 지금, 여기에서 만들어나가는 ‘틈새’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실험을 시작할 수 있는 주체는 주류 사회에서 타자화되어 소수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 실험은 아직 맛보지 못한 길을 가는 ‘유쾌함’과 ‘즐거움’으로 가득할 것이며, 그 작고 신나는 대안의 틈새들이 모여 커다란 변화를 일구어내는 균열의 기초가 될 것이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2016, (133~134쪽)


+ 함께 읽어 보면 좋을 책 

<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 권김현영, 김영옥, 김은실, 김주희, 김현미, 민가영, 손희정, 신경아, 이현재, 장이정수, 전희경 외 2명 , 2020.09.07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여성, 자연, 식민지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 마리아 미즈, 갈무리 201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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