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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플라스틱시민사회, 플라스틱 협약 대응 입장 비공개로 일관하는 한국정부 규탄 기자회견

2024-09-12
조회수 152



시민사회, 플라스틱 협약 대응 입장 비공개로 일관하는 한국정부 규탄 기자회견 

우리나라, 강력한 협약 체결을 위한 약속 지키고 정부간협상위원회 개최국의 책임 다해야


  • 일시 : 9월 11일(수) 오전 11시

  • 장소 :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 주최 : 플뿌리연대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


  • 프로그램 구성

    • 사회 : 녹색연합 진예원 활동가

    • 발언

      • 국제소각반대대안연맹GAIA 아시아태평양사무소 Froilan Grate 사무총장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김원 실장

      • 산제로상점 이하경 대표

      • 여성환경연대 르다 활동가

      •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활동가

    • 기자회견문 낭독 


  • 퍼포먼스 

    •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괴물들이 계단에 쏟아지고 있고, 가장 위에서 시민들이 수도꼭지를 잠근다. 이 퍼포먼스는 전 지구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해 정부와 시민이 함께 나서야 하며, 수도꼭지(플라스틱 생산)를 잠그지 않으면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자회견문]

시민들은 원한다, 한국 정부가 이끄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

제5차 협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생산감축 강력하게 지지해야 한다.


2024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이하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을 위해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가 개최됩니다. 이 회의는 국제사회가 전지구적인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을 위해 2022년 2월 제5.2차 유엔환경회의(UNEA)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총 다섯 번에 걸쳐 진행된 협상 절차의 마지막 순서입니다.

지난 2년간 네 차례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진전이 없어 협약문 초안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마지막 회의 개최지역인 부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HAC; High Ambition Coalition to End Plastic Pollution)의 초기 가입국이자 제5차 협상회의 개최국이나 지금까지도 협약의 협상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궁극적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 국내외 시민단체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한국정부에 다음을 요구합니다. 


하나, 더 이상 눈치 보지 말고 플라스틱 생산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국이라는 이유로 생산 감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산유국인 미국조차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협약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다수의 유엔 회원국이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감축에 동의하는 ‘부산으로 가는 길 (Bridge to Busan: Declaration on Primary Plastic Polymers)’ 선언에 서명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부 기업의 단기적 이익을 우선시하기보다,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협약의 개최국으로서 이에 맞는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산유국과 기타 방해국의 주장대로 단순히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단계로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표명해야 합니다. 


하나, 플라스틱협약 우호국 연합(HAC)의 초기 가입국이자 제5차 협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생산감축을 강력히 지지해야 합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핵심은 강력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와 이행 방안의 수립이며, 이를 법적 구속력 있는 조항으로 명문화하는지 여부에 따라 제5차 협상회의의 성패가 갈릴 예정입니다. 한국은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의 가입국으로서 지난 4월 15일, 제4차 정부간 협상회의 전에 발표한 장관급 공동 성명을 통해 오염자 부담원칙을 강조하고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과 소비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조항을 요구하며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파리협정을 비롯한 기존의 국제 환경협약의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의 일원이자 제5차 협상회의 개최국이라는 위상에 맞게  강력한 생산감축 목표와 이행방안이 협약문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하나, 제5차 협상회의 준비 과정에 시민사회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고 모든 절차는 유엔 정신에 맞게 투명하고 공정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회원국의 노력이 집약적으로 논의될 이번 제5차 협상회의는 그 준비과정 역시 투명성과 책무성이라는 유엔의 핵심 가치에 부합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과 관련한 공식적, 비공식적 절차에 있어 산업계 관계자를 포함하거나 의견을 수렴했던 반면 현장에서 오랜 기간 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해온 시민사회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으며, ‘국내 산업계가 국제 규제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협상에 임하겠다’며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라는 중요한 의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왔습니다. 

이에 지난 8월 플뿌리 연대가 관계 부처에 생산 감축, 재사용, 오염자부담원칙 등을 포함해 협약의 주요 요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질의한 결과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모두 외교적 전략 노출을 이유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전략 마련과 협상위원회 준비 전반에 걸쳐 모든 진행 과정을 유엔 핵심 가치에 부합하도록 투명하게 하고 공정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하나, 시민들이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가 발표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 시민 10명 중 8명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시민들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미 문제 해결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 정부는 산업계의 입장보다는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시민들은 플라스틱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대한 환경 위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응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생산감축에 동의하므로 이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입니다.


2024년 9월 11일


플뿌리연대

그린피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녹색연합 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서울환경연합 알맹상점 여성환경연대 자원순환사회연대 자원순환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BFFP GAIA RELOOP



[여성환경연대 르다 활동가의 발언문]


지금은 가히 플라스틱의 시대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우리의 일상은 온통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삶에 편의를 가져다 주었을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지구상의 모든 존재들을 병들게 합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은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 그리고 연결된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여성환경연대가 대응하고 있는 일회용 페트병 생수를 중심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포장재가 생산되고 사용되며 폐기되는 생애주기 전반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남해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지요. 미세플라스틱은 화학물질과 쉽게 흡착되는 성질로 인해 고농도 독성물질이 된다는데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여성에게는 난소와 자궁과 같은 생식기관에 침투해서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태반과 모유를 통해 물질이 태아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소비의 측면에서 이처럼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플라스틱의 영향은 마치 소비자 개인이 선택하는 영역으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상 불평등한 경제 시스템과 사회문화 안에서 개인적인 선택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불평등한 구조는 또한 플라스틱의 폐기 과정에서 역시, 경제적 취약 계층이 플라스틱 오염에 더 크게 노출되도록 만듭니다. 재활용 선별장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수많은 미세먼지, 그리고 악취와 소음을 견디며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중장년 여성입니다. 개인의 책임을 넘어서 환경정의를 고려하고, 여성과 생태계 건강 모두를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해답은 생산 감축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기반하고 있는 성장주의 시스템은 소비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욕망하고 또 소비하도록 부추깁니다. 오염으로 이어지는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생산단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전세계 시민들이 기대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그리고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성안을 앞둔 이 중요한 시점에서, 5차 회의 개최국인 한국 정부는 생산 감축에 더욱 강력한 목소리를 내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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