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에코페미니스트 지구의날 선언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길에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라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여성환경연대 부설기관인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에서에코페미니스트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2021지구의날 에코페미니스트 선언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길에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라!

지난 100년 동안 한반도의 지표 온도는 1.8도 상승했다.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 온도가 약 1도 상승할 때 한반도는 거의 2배 가까이 올랐다. 올봄, 서울에서 100년 만에 벚꽃이 3월에 피었고 2018년의 폭염과 2020년 54일간의 기록적인 장마를 겪었다. 지구 온도 1.5℃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불과 7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지구라는 생태계 안에서 노동하고 사랑하며 삶을 영위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모두의 집이 불타고 사라져갈 위기에 처했다. 우리는 마지막 기회를 허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처럼 다른 생명과의 공존을 거부하는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공존과 공생의 길로 전환할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착취적인 성장주의를 멈추고 다른 사회와 경제를 상상해야 한다. 우리는 아마존의 밀림과 태평양의 플라스틱 섬과 북극의 빙하와 연결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의 여성 노동자와 필리핀의 농부와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이 절박한 시기에 현 정부는 2050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을 선언하고 지방정부 역시 기후위기 선언을 하였지만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위선과 무능이다. 구체적 이행계획도 의지도 없는 시장 중심의 그린뉴딜은 기후위기를 단지 성장의 기회로만 여기는 그린워싱이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와 가덕도 신공항과 제주도 제2공항은 탄소중립 계획과 절대 공존할 수 없다. 코로나19 재난은 삶의 위기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사회재생산의 위기를 보건의료와 복지, 교육 등 공공성을 지키고 불평등을 줄여나갈 사회경제적 전환의 기회로 만들어야 함에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

정의로운 전환은 어디로 갔는가. 기후위기는 약탈적 자본과 정치의 위기이자 불평등의 결과이다. 우리는 지금의 이 위기를 단순히 탄소경제 문제로 축소하는 것에 반대한다. 기후위기가 수소와 재생가능에너지와 효율적인 거버넌스로 대체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어 더 많은 차와 더 많은 아파트를 부추기는 정치에 동의할 수 없다. 어느새 한국은 가장 많은 플라스틱과 시멘트와 에너지를 사용하고도 더 많은 우울과 자살, 더 많은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사회가 되고 있다. 이것이 진정 우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행복과 풍요의 사회인가. 우리는 더 많은 평등과 민주주의만이 기후위기의 진정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석유와 석탄에 기반한 약탈적 경제를 전환하여 자급과 순환의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전 세계의 식량을 만들어내고 인류를 돌보는 노동을 하는 이들과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수천 킬로를 이동하는 상품이 아닌 지역에서 먹을거리를 자급하고 다국적기업으로부터 농업과 농촌을 지켜 생물다양성과 종자 주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암컷 동물의 재생산력을 지속적으로 착취하고 공장식 축산과 자연을 파괴하는 육식 중심의 식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생산-소비-폐기에 멈추지 않고 한정된 자원을 재사용하는 순환경제를 이루어야 한다. 도시를 위해 농촌과 지역을 희생시키지 말아야 한다. 기업의 성장과 이윤보다 우리의 공동체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돌봄과 공공성이다. 우리는 풍요와 충분을, 경제와 사회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

여성환경연대는 1999년 창립선언문에서 조용한 환경청소부 역할도, 용감한 투사 역할도 하겠다고 선언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가부장적인 정치경제는 더욱 지구의 삶을 파멸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는 삶의 변화와 체제의 변화 모두를 원하고 있으며 그것만이 위기에 빠진 지구와 우리의 삶을 지켜내는 일이다. 불평등하고 분열된 한국 사회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돌봄의 정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행동하고 실천할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남성 중심의 개발 프로젝트인 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 획을 폐기하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45% 감축 목표 실현을 위해 모든 경제 사회 문화 정책을 급진적으로 재설정하라 !

-기업 중심의 그린뉴딜을 중단하고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수립하라!

-돌봄 정책을 비롯한 성평등한 사회재생산을 위한 공공정책을 강화하라!

-기후위기로부터 농업을 보호하고 공장식 축산업 재고 등 근본적인 먹을거리 정책을 마련하라! 

-물, 토양, 대기 등 생태계의 회복을 위한 통합적 생태계 보전 계획을 수립하라!

-코로나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재발을 막기 위한 인간과 동식물의 건강한 재생산권을 보장하라!

-국가와 지자체의 모든 기후위기 관련 정책 수립 과정에 여성들의 참여와 목소리를 보장하라!

2021년 4월 22일

여성환경연대 부설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 관점으로 담론 생산과 확산을 위해 2020년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를 설립하였습니다.

발자취


2019년 여성환경연대 20주년, 연구소 설치 결정

2020년 

02. 여성환경연대 부설 연구센터 설립 사업계획 통과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출범

04. 운영위원회 구성 및 2020 운영계획 수립

      에코페니스트 인터뷰 진행

05-06. [기후위기와 에코페미니즘] 포럼 개최

06. 에코페미니스트 인터뷰 보고서 <에코페미니스트 현장을 가다> 발간

07. 제1차 연구위원 전체 회의 개최

10-11. [에코페미니즘 읽기] 강좌 진행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연구위원




김은희 │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소장

김신효정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부소장

강지연 │가배울

강희영 │ 숲과나눔 재단 협동처장

김상애 │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김양희 │ 젠더앤리더쉽 대표, 여성환경연대 前 공동대표

김연순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前 사무총장

김정열 │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대표

김지은 │ 경희대학교 영미어문화학과 박사 수료

김현미 │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김혜련 │ 작가

나희덕 │ 시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노고운 │ 전남대 문화고고인류학과 교수

박혜영 │ 인하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심보미 │ 성남시 문화재단

심아정 │ 독립연구활동가

안숙영 │ 계명대 정책대학원 여성학과/사회학과 교수

오나경 │ 나다정책연구소 소장

유서연 │ 독립인문학자

윤앨리스 │ 코리아타임즈 기자, UC버클리 인문지리학과 박사과정

윤정숙 │ 녹색연합 공동대표

윤혜린 │ 윤혜린철학글짓기의집 대표

이도연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이미숙 │ 영문학 박사, 몸춤공간 미류 대표

이안소영 │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

이윤숙 │ 이화여대 사회학과 박사수료

장이정규 │ 생태심리연구소 대표

이현재 │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

장우주 │ 삼성꿈장학재단

정은아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정은혜 │ 생태예술가, 에코오롯 대표

최정은 │ 여성환경연대 이사, 복지법인 윙 대표

홍자경 │ 문화인류학과 석사,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연구원

황선애 │ 독문학 박사, 번역가, 초록상상 前 대표

황윤 │ 영화감독

황은정 │ 나다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황주영 │ 철학 박사, 서울시립대 강사

황희선 │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