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성명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투기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에코페미니스트 성명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여성환경연대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에코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성명서를 작성했습니다. 2차 방류 계획을 곧 발표한다고 하는 이 시점, 우리의 더 강력한 목소리와 행동이 필요합니다!✊🔥
(이하 성명 전문)




[일본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투기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에코페미니스트 성명서]

일본 정부는 핵 오염수 해양투기라는 전 지구적 생태학살 행위를 중단하라!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24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생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투기를 개시했다. 1차로 버린 오염수는 17일 동안 총 7,800톤이며, 이는 130만 톤이 넘는 전체 오염수의 0.5%에 불과하다. 원자로 내부의 방사성 물질이 아직 제거되지 않아 지금도 매일 100톤의 오염수가 새롭게 생성된다. 일본 정부가 바다에 버리는 방식으로 이 오염수를 처리한다면 앞으로 30년 이상 계속해서 해양투기를 해야 한다. 바다에 이처럼 오염된 핵폐기물을 버리는 짓은 지구에 살고, 살아갈 모든 인간과 비인간 생명체에게 ‘저강도 핵 테러’를 감행하는 것과 다름없는 잔인한 폭력이다. 성별, 인종, 계급, 장애, 동식물, 공기, 토양, 물에 영향을 미치는 약탈적 개발과 억압적 연결구조를 비판하고, 생태 정치적 약속을 실천하는 에코페미니스트인 우리는 일본 정부에 핵 오염수 투기 전면 중단을 엄중하게 요구한다. 


이미 입증된 것처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와 마찬가지로 국제원자력 사고 등급에서 사상 최고치인 7등급을 기록한 끔찍한 재난이다. 고온으로 녹아내린 핵연료봉과 수소폭발로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가 방사능에 직접 노출되었고, 방사성 오염수가 대량 발생한 전대미문의 사고였다. 인류 역사상 미증유의 환경오염이기에 오염수의 유출, 누출, 방출로 인한 환경 영향과 그 최종 결과도 전혀 조사된 바가 없으며, 아무리 오염을 희석하여 느린 속도로 배출하더라도 안전성을 입증할 과학적 근거도 없다. 


오염수 해양 방류의 위험은 더 가늠하기 어렵다.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다. 오염수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바다의 무수한 생명체에게 결코 그 양은 안전한 기준치가 될 수 없다. 또한, 방사능에 노출되는 외부피폭과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서 발생하는 내부피폭은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수 없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에서 피해자들의 90%는 음식물로 인한 내부피폭이었다. 외부피폭의 기준치로 안전을 주장하는 것은 ‘과학’이란 이름의 속임수다. 어느 핵 전문가의 비유처럼 외부피폭이 불이 붙은 석탄의 온기를 쬐는 정도라면 내부피폭은 불붙은 석탄을 삼키는 것과 다름없다. 오염수에는 삼중수소뿐 아니라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과 같은 63종류의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고, 이 물질은 발암 가능성이 있다. 삼중수소는 반감기인 약 12년이 지나면 절반이 헬륨-3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는 세포 구조 자체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이런 방사성 원소가 해양생태계의 다양한 먹이사슬을 통해 세대를 거쳐 다양한 생명체에 축적될 경우 어떤 유전자 변형이 초래될지 연구된 바가 없다. 오염수가 해양 생물에 의해 어디까지 이동할지, 이것이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타고 어떻게 축적되고 얼마나 농축될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다.


인류에게 바다는 생계, 놀이, 희로애락의 삶터이다. 전 세계 30억의 인구가 생계를 바다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바다에 내다 버리는 것이 제일 값싸다는 이유로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다. 생태계에 의존하면서도 생태계를 남용하고 착취해 온 발전주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핵 오염수 방류는 우리가 모두 의존하고 소유하는 공유지인 바다를 약탈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미 쓰레기와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에 핵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은 바다의 회복 능력을 완전히 파괴하는 최후의 일격이 될 수 있다. 지구 열대화와 기후위기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불예측적 변화와 그로 인한 재앙과 환경 난민을 목격하고 있는 현재 우리는 위태로운 삶 앞에서 무력 해질 수 없다. 힘을 다해 지구를 다시 ‘살만한’ 우리 모두의 집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에코페미니스트들은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 모두의 바다’에 방사성 오염수를 투기함으로써 인류와 해양 생명체들의 건강과 재생산을 위협하고 있는 현 상황을 중대한 범죄행위로 간주한다. 일본 정부는 당장 오염수 해양투기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 한국 정부 또한 어리석은 판단과 궤변으로 수많은 어민과 시민을 절망에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의 육상 보관시설을 만들고, 이를 일본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시민들에게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생생한 교육현장으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핵사고와 핵 오염수 해양투기의 근본 원인인 핵발전을 전면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우리 에코페미니스트들은 전 지구적 파괴를 일삼는 정치-자본-군사주의 카르텔의 위험을 경고하며, 책임 있는 지구 시민으로 선언한다. 오염수 투기를 막아내어, 생명의 보고인 바다를 지키고, 비인간 생명체들과 공생할 수 있는 세계를 열어 가자.

 


2023년 9월 22일

여성환경연대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 관점으로 담론 생산과 확산을 위해 2020년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를 설립하였습니다.

발자취


2019년 여성환경연대 20주년, 연구소 설치 결정

2020년 

02. 여성환경연대 부설 연구센터 설립 사업계획 통과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출범

04. 운영위원회 구성 및 2020 운영계획 수립

      에코페니스트 인터뷰 진행

05-06. [기후위기와 에코페미니즘] 포럼 개최

06. 에코페미니스트 인터뷰 보고서 <에코페미니스트 현장을 가다> 발간

07. 제1차 연구위원 전체 회의 개최

10-11. [에코페미니즘 읽기] 강좌 진행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연구위원




김은희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소장

김신효정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 부소장

강지연          가배울

강희영          숲과나눔 재단 협동처장

김상애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김양희          젠더앤리더쉽 대표, 여성환경연대 前 공동대표

김연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前 사무총장

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대표

김지은          경희대학교 영미어문화학과 박사 수료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김혜련          작가

나희덕          시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노고운          전남대 문화고고인류학과 교수

박혜영          인하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심보미          성남시 문화재단

심아정          독립연구활동가

안숙영          계명대 정책대학원 여성학과/사회학과 교수

오나경          나다정책연구소 소장

유서연          독립인문학자

윤앨리스      코리아타임즈 기자, UC버클리 인문지리학과 박사과정

윤정숙          녹색연합 공동대표

윤혜린          윤혜린철학글짓기의집 대표

이도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이미숙          영문학 박사, 몸춤공간 미류 대표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

이윤숙         이화여대 사회학과 박사수료

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

장우주            삼성꿈장학재단

장이정규      생태심리연구소 대표

정은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정은혜         생태예술가, 에코오롯 대표

조향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최정은          여성환경연대 이사, 복지법인 윙 대표

최유미          독립 연구자

홍자경          문화인류학과 석사,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연구원

황선애         독문학 박사, 번역가, 초록상상 前 대표

황윤             영화감독

황은정         나다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황주영          철학 박사, 서울시립대 강사

황희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사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