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친환경 아니었어요?'... 무라벨 생수의 함정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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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아니었어요? 무라벨 생수의 함정>
- 시민들의 눈으로 바라본 플라스틱 생수 시장


시민 모니터링단이 찍은 사진(출처: 여성환경연대)


(중략)

무라벨 생수를 판매하면서 매우 친환경적인 생수를 판매하는 것처럼 과장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됐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수 용기를 무라벨 제품으로 전량 교체 및 생산할 경우 연간 최대 2640톤의 플라스틱 발생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연간 플라스틱 페트병 생산량이 총 30만 톤이 넘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무라벨 적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축량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현재 생산되는 무라벨 생수의 비중은 플라스틱 생수 전체 생산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플라스틱 생수를 소비하는 것 자체가 이미 환경적인 소비라고는 보기 어렵다. 모니터링한 시민 중 한 명은 "무라벨 생수를 팔면서 녹색 한라산 모습을 통해 매우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생수를 파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무라벨 생수를 홍보하는 스티커와 포스터를 붙여놓고도, 실제 제품은 다 라벨이 붙어있는 경우도 발견됐다"며 "무라벨이라고 해도 플라스틱병 사용은 마찬가지인데, 무라벨이라는 것으로 플라스틱병 사용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중략)

플라스틱 생수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은 기후위기 시대에 맞춰서 변화한다. 그러나 기업의 변화는 너무나 더디다. 가장 먼저, 기업은 무라벨 생수 확대 등의 소극적인 대응이 '친환경'이라고 홍보하지 말고, 더 나아가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 생수와 같은 다회용 생수 시스템 구축이나 플라스틱 생수병 역회수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2021년 12월부터 공동·단독 주택을 대상으로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됐지만 전국 선별장 중 별도 선별 시설을 구축한 곳은 16.7%(총 341곳 중 57곳)에 불과하다. 심지어 분리배출제 시행 이후 투명페트병 재활용량 월평균 1만 9000톤 중에서 고급 원료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13.7%에 불과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제도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이나 관광지 등 사람이 밀집되는 특정 장소에서 생수판매금지 구역을 설정해 물을 사지 않고 리필하는 캠페인을 시범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관광지가 밀집된 지역을 모니터링했던 시민은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어디든 생수통과 플라스틱 음료컵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보고했다. 관광지에서도 텀블러 등에 물을 담아 다니는 등 지구를 생각하는 행동이 힙한 것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여행'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이슈에 있어서 환경부의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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