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넘어, 모두의 건강권과 환경을 지키는 보편적 월경권 보장을 촉구한다
성평등가족부가 10개 기초지방자치단체(이하 기초지자체) 공공시설에서 무료 생리대를 제공하는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월경은 한 사람의 생애 중 약 40년 동안 반복해서 벌어지는 일상이며, 월경용품은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생필품이다. 이번 정책 시행은 연령, 소득 구분없는, 월경용품 접근성 보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로써 한국 사회는 소득 구분 없는, 보편적인 월경 정책에 한 걸음 다가섰다.
뿐만 아니라,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통해 모든 시민들이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보건소, 청소년 시설 등 일상적인 공공시설에서 누구나 생리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월경을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공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자회견 공동주최단은 정부의 공공생리대 시행 계획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월경을 개인의 책임으로 방치해왔다. 2016년 ‘깔창 생리대’ 사건과 2017년 ‘생리대 유해성 문제 제기’ 이후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월경 빈곤과 안전에 대한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청소년, 비정규직·야외·이동 노동자, 장애여성, 이주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는 월경하는 동안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생리대 정책은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그렇기에 이번 정책이 행정 성과를 위한 보여주기식 시범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진정한 월경권 보장을 위해 다음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정부는 10개 지역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어디서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생리대 전국 확대하라.
대한민국의 기초지자체는 총 226개다. 10개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사업으로는 모든 시민의 월경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 정부는 2027년,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확대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계획을 마련하라.
둘째, 정부는 책임있게 안전하고 저렴한 생리대 생산·유통·관리 체계를 구축하라.
정부의 역할이 ‘저렴한 생리대’를 공급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의 책임 하에 안전하고 저렴한 생리대를 생산·관리·유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시민들은 불안 속에서 ‘유기농’, ‘무자극’과 같은 광고에 의존해 값비싼 생리대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안전을 시장에 맡긴 채, 개인의 경제력에 의존해선 안된다. 정부의 생리대 안전 관리는 단순한 품질 관리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정부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규제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화학물질 복합 위해성에 기반해 관리 범위를 넓혀야 한다. 또한, 생리대 부작용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제품 포장지에 월경통 심화, 외음부 발진, 가려움증 등 부작용 발생 시 대응 방법을 명시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셋째, 장애여성의 월경권, 성·재생산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 마련하라.
장애여성의 월경은 여전히 ‘돌봄과 통제의 대상’으로만 여겨져, 차별과 낙인 속에서 월경을 경험하고 있다. 장애여성의 월경할 권리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장애여성이 차별과 배제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자유롭게 화장실을 이용하며, 필요한 때에 쉴 수 있는 노동·돌봄 환경이 보장되었을 때 비로소 월경권과 성·재생산건강권도 보장될 수 있다.
넷째, 기후위기 시대에 발맞춘 지속가능한 월경 정책 마련해, 시민의 자기결정권 보장하라.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1회용 월경용품의 대량 생산과 폐기 문제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이다. 월경용품 선택은 개인의 몸, 건강, 삶의 방식과 연결된 권리지만, 현재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은 1회용 생리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접근성과 위생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포장과 폐기물을 줄이고 지역사회 기반 공공 전달체계를 통해 다회용 월경용품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아울러 사회가 공교육과 시민 교육을 통해 월경과 다양한 월경용품 사용법, 월경 관련 질환 및 부작용 대응 방법과 건강권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인식 교육이 병행될 때, 월경하는 당사자의 자기결정권 또한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정부의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환영하며, 이 정책이 보편적인 월경권을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정부가 월경을 둘러싼 낙인과 불평등을 해소하고, 건강권· 노동권·학습권과 함께 생태계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함께 담아내는 월경 정책으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소득, 노동·거주환경, 연령, 지역, 성적 지향과 장애 여부 등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조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계속해서 행동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우리는 모두를 위한 월경권 보장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정부에 요구한다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안정적인 예산을 마련하라.
모든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월경용품 보편지급 정책을 확대하라.
일회용 생리대 속 화학물질에 대한 복합 위해성 평가 기준과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라.
월경용품을 생활필수품으로 인식하고 가격 안정화 대책을 적극 추진하라.
장애여성 등 다양한 월경 경험을 위한 맞춤형 월경 정책을 마련하라.
다회용 월경용품 정보 제공과 접근성 확대 및 일회용 월경용품 폐기물 저감을 위한 지속가능한 월경 정책을 추진하라.
2026.5.28
2026 세계 월경의 날, 기자회견 53개 공동주최 단체
간호사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공공운수노조 공공연구노조 수도권본부,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서울본부,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서울지부,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지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상공회의소지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시기술교육원지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설공단노조,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출연기관지부 복지재단지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남동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남서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북동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북서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공공운수노조 여성위원회,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서울시립중랑요양원분회, 공공운수노조 전국건설엔지니어링지부 동명지회,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공공운수노조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서울지부,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S&P지부 서울지회, 공공운수노조 한국기계산업진흥회노조,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수도권지회, 공공운수노조 한국저작권보호원지부, 공공운수노조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지부, 공공운수노조 한국표준협회지부, 남서여성환경연대 더,초록,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동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북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생활문화위원회,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여성위원회, 사단법인 희망씨,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여성환경연대, 연구소 봄봄, 장애여성공감, 전교조 경기지부 여성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여성위원회, 정의당, 정의당 경기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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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1. 공공생리대를 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월경 정책 촉구
서정희(여성환경연대 여성건강팀 활동가)
안녕하세요.여성환경연대 여성건강팀 서정희 활동가입니다.
저는 오늘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정부의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 발표를 환영하며 앞으로 우리가 더 나아가야 할 월경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정부가 전국 공공시설에서 무료 생리대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번 사업은 소득이나 연령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별하지 않고, 누구나 공공 공간에서 월경용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첫 번째 보편 월경 정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여성환경연대를 비롯한 많은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은 오랫동안 월경용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건강권과 존엄의 문제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책은 “모두를 위한 월경권”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공공생리대 정책이 시작된 지금, 과연 여성들은 정말 안전하게 월경하고 있는가. 정부는 월경용품의 안전과 환경 문제에 충분히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즉 VOCs에 대해서만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쿨링 생리대’처럼 새로운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계속 출시되며, 기존에 관리되지 않았던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더 적극적인 규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주는 월경용품 속 과불화화합물, 즉 PFAS를 비롯해 프탈레이트, 파라벤류, 중금속 등의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장기적으로는 미량 검출 물질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충분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성들은 여전히 어떤 생리대가 안전한지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제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안전은 소비자의 불안과 정보력에 맡겨질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는 월경용품 속 휘발성유기화합물뿐 아니라 과불화화합물, 프탈레이트, 중금속, 미세플라스틱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에 대한 금지 법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의도적으로 첨가된 물질뿐 아니라 미량 검출된 유해물질까지 단계적으로 금지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시행계획과 기준 재검토 시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생리대 부작용에 대한 정보입니다. 여전히 온라인 후기나 커뮤니티에서는 외음부 가려움, 접촉성 피부염, 발진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실제 부작용은 과소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회용 생리대에도 부작용 예시와 사용 중단 및 전문의 상담 권고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또한 부작용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요 증상과 신고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며,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공공생리대 정책의 확대와 함께 환경 문제 또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올해 5월에 30도 넘는 이른 더위가 찾아와 기후위기를 실감하게 합니다. 이러한 기후위기 시대에 일회용 월경용품의 생산과 폐기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월경용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수질 오염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 기준과 인증 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월경용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환경·안전 기준과 인증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일회용 생리대의 ‘위생’을 이유로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은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물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위생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환경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의 월경 정책은 접근성과 안전뿐 아니라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정부의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 월경용품의 안전과 환경까지 함께 책임지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는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월경은 개인이 각자 감당해야 하는 불편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건강과 존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발언 2. 장애여성의 월경 정책과 성·재생산권리를 위한 요구
정주희(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안녕하세요. 장애여성공감 정주희 활동가입니다.
장애여성공감은 장애여성을 성적 주체로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성에 관한 경험을 자유롭게 나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날', '그거'로 숨어 부르는 월경은 '아기를 낳기 위한 것', '여자가 되는 것'이라는데, 장애여성에게는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양육할 수 없을 거란 이유로 임신 가능성을 걱정하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월경으로 통증과 감정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느끼나 내 몸이 왜 이러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장애로 인해 월경을 하지 않게 된 장애여성은 성적으로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 같은 복잡한 감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장애여성이 갈 수 있는 제한적 일터와 불안정한 노동은 몸에 맞는 월경용품을 찾기도, 구입하기도 곤란하게 만듭니다. 안 그래도 일터에서 '능력 없다'고 질타받는데 화장실을 자주 가는 건 눈치 보이는 일입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는 발달장애여성은 생리양이 많고 통증이 심하지만, 아픈 때 응급실에 가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의료수급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많이 들까 걱정되어서, 의사에게 충분히 설명을 듣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장애여성의 성·재생산권리 관련 정부 정책은 출산 비용 지원사업 등 임신·출산 기능 중심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장애여성친화 산부인과는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장애여성에게 직접 증상을 묻고 경청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정보 접근성, 그리고 의료진의 관점이 함께 중요합니다. 장애여성친화 산부인과,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으로 정부가 역할을 다한다고 착각해선 안 됩니다.
월경, 완경에 필요한 돌봄이 보장되는 체계, 자신의 몸과 성을 알 수 있는 교육, 낙인과 차별 없이 상의할 수 있는 의료기관, 월경휴가, 화장실 이용 등 월경에 필요한 노동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누구든 월경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합니다. 모두의 월경권을 위해 정부 정책을 성과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재편할 것을 촉구합니다.
장애여성의 월경, 성과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라!
감사합니다.
발언 3. 공공생리대 전국확대 촉구 및 장애여성 월경용품 지원 필요성
김은선(희망씨 상임이사)
안녕하십니까? 우리 아이들이 어떠한 구분과 격차 없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는 사단법인 희망씨 상임이사 김은선입니다.
월경은 여성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일상입니다. 하고 싶지 않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마음대로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여성으로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건강한 생리 현상입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월경할 권리, 즉 ‘보편적 월경권’은 시혜적 복지가 아닌 인권과 직결된 기본권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이를 개인의 영역으로 치부하며 터부시해 왔습니다. 지난 2017년, 전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일명 ‘깔창 생리대’ 사건을 마주하고서야 우리는 비로소 여성 청소년들이 마주한 비참한 현실과 사회적 방임이라는 민낯을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초, 이재명 정부가 생리대 가격 안정화 문제를 공론화하고 ‘공공생리대 드림(Dream) 사업’을 전격 시작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진전입니다. 국가가 여성의 월경권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표명한 뜻깊은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걸음마 단계 정책으로는 부족합니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 이후에나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심지어 구체적으로 어느 지자체에서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조차 여전히 깜깜이 상태입니다.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혹은 나이에 따라 내 몸의 가장 기본적 권리가 선별되고 차등 지원되어서는 안 됩니다. 소득을 증명하며 ‘나의 가난’을 입증해야만 겨우 지급받는 선별적 지원 방식은 수치심과 또 다른 소외를 낳을 뿐입니다.
이재명 정부에 촉구합니다. 공공생리대 지원 정책을 시범사업에 가두지 말고, 당장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십시오. 나아가 단순히 수량만 채워주는 일방적 배포가 아니라, 여성 개개인의 몸과 체질, 피부 특성에 맞는 생리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보장된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장애 여성의 월경권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더욱 세심하고 즉각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 여성에게는 피부 트러블이 적고 흡수력이 뛰어난 고품질 제품이 건강과 직결됩니다. 감각이 예민한 발달장애 여성에게는 더 넉넉한 수량과 특화된 제품 지원이 절실합니다. 시각장애 여성을 위한 점자 표기 생리대는 일부 민간기업의 선의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여 표준화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여성의 몸 구조와 피부 상태, 월경의 양과 주기는 모두 다릅니다. 정부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여성의 건강권과 월경권이라는 근본적인 가치를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월경용품의 유해성 검증부터 안전한 가이드라인 구축까지, 이제는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때입니다.
여성이 월경하는 날을 두려움이나 수치심이 아닌, 안전하고 당연한 일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이재명 정부가 앞장서서 전국적인 공공생리대 제도를 정착시켜 주십시오.
저희 사단법인 희망씨 역시 모든 여성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적 기반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늘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4. 평등한 월경을 위한 정책, 서울시가 책임 있게 응답하라
이현미(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본부장)
안녕하십니까.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본부장 이현미입니다.
오는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우리는 오늘 서울시에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월경은 누구에게나 반복되는 일상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월경은 여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가격 때문에, 접근성 때문에, 안전 문제 때문에 누군가는 불편을 견디고 누군가는 권리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월경은 선택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월경권 역시 선택적으로 보장되어서는 안 됩니다.
서울시에는 생리용품 지원 관련 조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조례는 실효성을 갖지 못합니다.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등이 지원 근거를 담고 있으나,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어 예산과 집행력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을 넘어, 서울에 사는 모든 여성 청소년이 보편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야 합니다. 또한 서울시는 중앙정부에서 시행하는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 집행률을 제고하여야 합니다. 2024년 기준 서울시의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 실이용률은 77.7%, 예산 집행률은 78.9% 입니다. 신청률과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개선책이 필요합니다.
한편, 「청소년복지지원법」을 근거로 하는 성평등가족부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과 생리용품 지원에 대한 임의규정을 담고 있는 서울시 조례의 공통점은 대상이 여성 청소년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 입니다. 현재 생리용품 지원정책은 청소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성인 장애여성은 제도 밖에 놓여 있습니다. 장애여성이 성인이 된다고 월경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예산이 확보되어야 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와 지원체계를 보장하는 방향의 정책설계가 필요합니다.
여성청소년, 장애여성을 포함한 모두의 월경권, 건강권 보장을 위해 서울시는 공공생리대 지원사업을 즉각 복원하고 확대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 차원의 공공생리대 사업이 공표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범사업 단계입니다. 본사업으로 확대되고 안정적으로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사이에도 시민들의 월경은 계속되고, 필요한 사람들의 부담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정부 사업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서울형 공공생리대 사업을 신속히 시행해야 합니다. 본사업 이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정책 공백을 서울시가 책임 있게 메워야 합니다. 서울시는 주민센터, 도서관, 보건소, 복지관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공공생리대 거점을 확대하고, 공공이 제공하는 생리용품의 안전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닙니다. 가격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권리, 안전하게 사용할 권리,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평등한 월경권입니다.
서울시는 공공생리대를 시작으로 가격·안전·평등을 위한 보편적 월경정책을 즉각 시행하십시오.
서울시는 월경을 개인의 책임으로 남겨두지 말고 공공의 책임으로 전환하십시오.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월경권 보장을 위해 계속해서 함께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발언 5. 기후위기 시대, 일회용품으로 한정한 정책을 넘어선 ‘다회용 월경용품’ 접근성 보장을 촉구합니다.
조혜숙(초록상상 성평등팀 팀장)
안녕하십니까. 초록상상 성평등팀 사이입니다.
초록상상은 2005년 소모임으로 시작해 지역 여성들과 함께 건강하고 생태적이며 성평등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풀뿌리 시민단체입니다.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단편적인 물품 지원에 그치는 현행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실질적인 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최근 성평등가족부의 ‘공공 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은 분명 진일보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과연 ‘월경 빈곤’의 수치만 지우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여전히 월경을 둘러싼 구조적 모순과 정보 빈곤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초록상상은 지난 9년 동안 지역 내 ㅇㅇ여자고등학교 1학년 전 학급을 대상으로 월경 교육을 진행해 왔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 월경 교육의 부재를 생생히 증언합니다. 많은 학생이 일회용 생리대 외에 월경컵, 월경팬티 등과 같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중학교 때나 더 어릴 때 진작 배웠다면 월경을 긍정하고 내 몸을 더 잘 돌봤을 것이다”, “남녀공학을 포함한 공교육 전반에서 꼭 필요한 교육이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월경은 늘 고통스럽고 귀찮다고만 느꼈기에 월경을 멈췄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월경통을 줄이기 위해 증상에 따른 올바른 약을 복용해야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교육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과거 ‘일회용 생리대 위해성 논란’ 속에서 기업들은 당사자들의 불안을 ‘유기농’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가격을 올렸고, 이는 월경 빈곤의 악순환을 낳았습니다. 이러한 시장 논리 속에서 현행 지원 사업은 여전히 일회용품이라는 단일 선택지만을 강요합니다. 어떤 월경용품을 사용하느냐는 당사자의 건강권과 직결된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이에 우리는 월경을 터부시하는 문화를 없애고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요구합니다.
첫째, 월경용품은 시혜적 복지가 아닌 필수적인 ‘보편적 공공재’로 확립되어야 합니다.
공공화장실의 화장지나 비누처럼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인식될 때, 특정 집단에 대한 특혜 논란을 넘어 실질적인 건강권 보장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둘째, 다양한 월경용품을 직접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공 거점 공간’과 전달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일상적인 거점 시설에 다양한 제품을 상시 비치하여 정보의 격차를 줄이고,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월경용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셋째, 공교육 내 ‘인권 기반의 월경 교육’을 필수화해야 합니다.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신체 변화를 긍정하고 다양한 월경용품 정보를 접하고 사용법을 주체적으로 익히는 교육이 병행될 때 비로소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진작 배웠더라면 내 몸을 더 긍정했을 것”이라는 여성청소년들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십시오.
초록상상은 모두가 어떤 장벽도 없이 안전하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기자회견문]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넘어, 모두의 건강권과 환경을 지키는 보편적 월경권 보장을 촉구한다
성평등가족부가 10개 기초지방자치단체(이하 기초지자체) 공공시설에서 무료 생리대를 제공하는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월경은 한 사람의 생애 중 약 40년 동안 반복해서 벌어지는 일상이며, 월경용품은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생필품이다. 이번 정책 시행은 연령, 소득 구분없는, 월경용품 접근성 보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로써 한국 사회는 소득 구분 없는, 보편적인 월경 정책에 한 걸음 다가섰다.
뿐만 아니라,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통해 모든 시민들이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보건소, 청소년 시설 등 일상적인 공공시설에서 누구나 생리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월경을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공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자회견 공동주최단은 정부의 공공생리대 시행 계획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월경을 개인의 책임으로 방치해왔다. 2016년 ‘깔창 생리대’ 사건과 2017년 ‘생리대 유해성 문제 제기’ 이후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월경 빈곤과 안전에 대한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청소년, 비정규직·야외·이동 노동자, 장애여성, 이주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는 월경하는 동안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생리대 정책은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그렇기에 이번 정책이 행정 성과를 위한 보여주기식 시범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진정한 월경권 보장을 위해 다음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정부는 10개 지역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어디서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생리대 전국 확대하라.
대한민국의 기초지자체는 총 226개다. 10개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사업으로는 모든 시민의 월경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 정부는 2027년,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확대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계획을 마련하라.
둘째, 정부는 책임있게 안전하고 저렴한 생리대 생산·유통·관리 체계를 구축하라.
정부의 역할이 ‘저렴한 생리대’를 공급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의 책임 하에 안전하고 저렴한 생리대를 생산·관리·유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시민들은 불안 속에서 ‘유기농’, ‘무자극’과 같은 광고에 의존해 값비싼 생리대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안전을 시장에 맡긴 채, 개인의 경제력에 의존해선 안된다. 정부의 생리대 안전 관리는 단순한 품질 관리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정부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규제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화학물질 복합 위해성에 기반해 관리 범위를 넓혀야 한다. 또한, 생리대 부작용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제품 포장지에 월경통 심화, 외음부 발진, 가려움증 등 부작용 발생 시 대응 방법을 명시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셋째, 장애여성의 월경권, 성·재생산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 마련하라.
장애여성의 월경은 여전히 ‘돌봄과 통제의 대상’으로만 여겨져, 차별과 낙인 속에서 월경을 경험하고 있다. 장애여성의 월경할 권리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장애여성이 차별과 배제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자유롭게 화장실을 이용하며, 필요한 때에 쉴 수 있는 노동·돌봄 환경이 보장되었을 때 비로소 월경권과 성·재생산건강권도 보장될 수 있다.
넷째, 기후위기 시대에 발맞춘 지속가능한 월경 정책 마련해, 시민의 자기결정권 보장하라.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1회용 월경용품의 대량 생산과 폐기 문제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이다. 월경용품 선택은 개인의 몸, 건강, 삶의 방식과 연결된 권리지만, 현재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은 1회용 생리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접근성과 위생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포장과 폐기물을 줄이고 지역사회 기반 공공 전달체계를 통해 다회용 월경용품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아울러 사회가 공교육과 시민 교육을 통해 월경과 다양한 월경용품 사용법, 월경 관련 질환 및 부작용 대응 방법과 건강권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인식 교육이 병행될 때, 월경하는 당사자의 자기결정권 또한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정부의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환영하며, 이 정책이 보편적인 월경권을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정부가 월경을 둘러싼 낙인과 불평등을 해소하고, 건강권· 노동권·학습권과 함께 생태계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함께 담아내는 월경 정책으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소득, 노동·거주환경, 연령, 지역, 성적 지향과 장애 여부 등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조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계속해서 행동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우리는 모두를 위한 월경권 보장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정부에 요구한다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안정적인 예산을 마련하라.
모든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월경용품 보편지급 정책을 확대하라.
일회용 생리대 속 화학물질에 대한 복합 위해성 평가 기준과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라.
월경용품을 생활필수품으로 인식하고 가격 안정화 대책을 적극 추진하라.
장애여성 등 다양한 월경 경험을 위한 맞춤형 월경 정책을 마련하라.
다회용 월경용품 정보 제공과 접근성 확대 및 일회용 월경용품 폐기물 저감을 위한 지속가능한 월경 정책을 추진하라.
2026.5.28
2026 세계 월경의 날, 기자회견 53개 공동주최 단체
간호사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공공운수노조 공공연구노조 수도권본부,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서울본부,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서울지부,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지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상공회의소지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시기술교육원지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설공단노조,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출연기관지부 복지재단지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남동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남서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북동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북서지구협의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 공공운수노조 여성위원회,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서울시립중랑요양원분회, 공공운수노조 전국건설엔지니어링지부 동명지회,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공공운수노조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서울지부,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S&P지부 서울지회, 공공운수노조 한국기계산업진흥회노조,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수도권지회, 공공운수노조 한국저작권보호원지부, 공공운수노조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지부, 공공운수노조 한국표준협회지부, 남서여성환경연대 더,초록,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동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북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생활문화위원회,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여성위원회, 사단법인 희망씨,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여성환경연대, 연구소 봄봄, 장애여성공감, 전교조 경기지부 여성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여성위원회, 정의당, 정의당 경기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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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1. 공공생리대를 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월경 정책 촉구
서정희(여성환경연대 여성건강팀 활동가)
안녕하세요.여성환경연대 여성건강팀 서정희 활동가입니다.
저는 오늘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정부의 ‘공공생리대 드림’ 시범사업 발표를 환영하며 앞으로 우리가 더 나아가야 할 월경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정부가 전국 공공시설에서 무료 생리대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번 사업은 소득이나 연령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별하지 않고, 누구나 공공 공간에서 월경용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첫 번째 보편 월경 정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여성환경연대를 비롯한 많은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은 오랫동안 월경용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건강권과 존엄의 문제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책은 “모두를 위한 월경권”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공공생리대 정책이 시작된 지금, 과연 여성들은 정말 안전하게 월경하고 있는가. 정부는 월경용품의 안전과 환경 문제에 충분히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즉 VOCs에 대해서만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쿨링 생리대’처럼 새로운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계속 출시되며, 기존에 관리되지 않았던 다양한 화학물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더 적극적인 규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주는 월경용품 속 과불화화합물, 즉 PFAS를 비롯해 프탈레이트, 파라벤류, 중금속 등의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장기적으로는 미량 검출 물질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충분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성들은 여전히 어떤 생리대가 안전한지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제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안전은 소비자의 불안과 정보력에 맡겨질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는 월경용품 속 휘발성유기화합물뿐 아니라 과불화화합물, 프탈레이트, 중금속, 미세플라스틱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에 대한 금지 법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의도적으로 첨가된 물질뿐 아니라 미량 검출된 유해물질까지 단계적으로 금지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시행계획과 기준 재검토 시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생리대 부작용에 대한 정보입니다. 여전히 온라인 후기나 커뮤니티에서는 외음부 가려움, 접촉성 피부염, 발진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실제 부작용은 과소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회용 생리대에도 부작용 예시와 사용 중단 및 전문의 상담 권고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또한 부작용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요 증상과 신고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며,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공공생리대 정책의 확대와 함께 환경 문제 또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올해 5월에 30도 넘는 이른 더위가 찾아와 기후위기를 실감하게 합니다. 이러한 기후위기 시대에 일회용 월경용품의 생산과 폐기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월경용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수질 오염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 기준과 인증 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월경용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환경·안전 기준과 인증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일회용 생리대의 ‘위생’을 이유로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은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물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위생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환경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의 월경 정책은 접근성과 안전뿐 아니라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정부의 공공생리대 시범사업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 월경용품의 안전과 환경까지 함께 책임지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는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월경은 개인이 각자 감당해야 하는 불편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건강과 존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발언 2. 장애여성의 월경 정책과 성·재생산권리를 위한 요구
정주희(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안녕하세요. 장애여성공감 정주희 활동가입니다.
장애여성공감은 장애여성을 성적 주체로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성에 관한 경험을 자유롭게 나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날', '그거'로 숨어 부르는 월경은 '아기를 낳기 위한 것', '여자가 되는 것'이라는데, 장애여성에게는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양육할 수 없을 거란 이유로 임신 가능성을 걱정하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월경으로 통증과 감정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느끼나 내 몸이 왜 이러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장애로 인해 월경을 하지 않게 된 장애여성은 성적으로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 같은 복잡한 감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장애여성이 갈 수 있는 제한적 일터와 불안정한 노동은 몸에 맞는 월경용품을 찾기도, 구입하기도 곤란하게 만듭니다. 안 그래도 일터에서 '능력 없다'고 질타받는데 화장실을 자주 가는 건 눈치 보이는 일입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는 발달장애여성은 생리양이 많고 통증이 심하지만, 아픈 때 응급실에 가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의료수급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많이 들까 걱정되어서, 의사에게 충분히 설명을 듣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장애여성의 성·재생산권리 관련 정부 정책은 출산 비용 지원사업 등 임신·출산 기능 중심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장애여성친화 산부인과는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장애여성에게 직접 증상을 묻고 경청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정보 접근성, 그리고 의료진의 관점이 함께 중요합니다. 장애여성친화 산부인과, 여성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으로 정부가 역할을 다한다고 착각해선 안 됩니다.
월경, 완경에 필요한 돌봄이 보장되는 체계, 자신의 몸과 성을 알 수 있는 교육, 낙인과 차별 없이 상의할 수 있는 의료기관, 월경휴가, 화장실 이용 등 월경에 필요한 노동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누구든 월경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합니다. 모두의 월경권을 위해 정부 정책을 성과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재편할 것을 촉구합니다.
장애여성의 월경, 성과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라!
감사합니다.
발언 3. 공공생리대 전국확대 촉구 및 장애여성 월경용품 지원 필요성
김은선(희망씨 상임이사)
안녕하십니까? 우리 아이들이 어떠한 구분과 격차 없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는 사단법인 희망씨 상임이사 김은선입니다.
월경은 여성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일상입니다. 하고 싶지 않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마음대로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여성으로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건강한 생리 현상입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월경할 권리, 즉 ‘보편적 월경권’은 시혜적 복지가 아닌 인권과 직결된 기본권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이를 개인의 영역으로 치부하며 터부시해 왔습니다. 지난 2017년, 전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일명 ‘깔창 생리대’ 사건을 마주하고서야 우리는 비로소 여성 청소년들이 마주한 비참한 현실과 사회적 방임이라는 민낯을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초, 이재명 정부가 생리대 가격 안정화 문제를 공론화하고 ‘공공생리대 드림(Dream) 사업’을 전격 시작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진전입니다. 국가가 여성의 월경권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표명한 뜻깊은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걸음마 단계 정책으로는 부족합니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 이후에나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심지어 구체적으로 어느 지자체에서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조차 여전히 깜깜이 상태입니다.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혹은 나이에 따라 내 몸의 가장 기본적 권리가 선별되고 차등 지원되어서는 안 됩니다. 소득을 증명하며 ‘나의 가난’을 입증해야만 겨우 지급받는 선별적 지원 방식은 수치심과 또 다른 소외를 낳을 뿐입니다.
이재명 정부에 촉구합니다. 공공생리대 지원 정책을 시범사업에 가두지 말고, 당장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십시오. 나아가 단순히 수량만 채워주는 일방적 배포가 아니라, 여성 개개인의 몸과 체질, 피부 특성에 맞는 생리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보장된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장애 여성의 월경권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더욱 세심하고 즉각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 여성에게는 피부 트러블이 적고 흡수력이 뛰어난 고품질 제품이 건강과 직결됩니다. 감각이 예민한 발달장애 여성에게는 더 넉넉한 수량과 특화된 제품 지원이 절실합니다. 시각장애 여성을 위한 점자 표기 생리대는 일부 민간기업의 선의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여 표준화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여성의 몸 구조와 피부 상태, 월경의 양과 주기는 모두 다릅니다. 정부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여성의 건강권과 월경권이라는 근본적인 가치를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월경용품의 유해성 검증부터 안전한 가이드라인 구축까지, 이제는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때입니다.
여성이 월경하는 날을 두려움이나 수치심이 아닌, 안전하고 당연한 일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이재명 정부가 앞장서서 전국적인 공공생리대 제도를 정착시켜 주십시오.
저희 사단법인 희망씨 역시 모든 여성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적 기반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늘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4. 평등한 월경을 위한 정책, 서울시가 책임 있게 응답하라
이현미(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본부장)
안녕하십니까.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본부장 이현미입니다.
오는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우리는 오늘 서울시에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월경은 누구에게나 반복되는 일상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월경은 여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가격 때문에, 접근성 때문에, 안전 문제 때문에 누군가는 불편을 견디고 누군가는 권리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월경은 선택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월경권 역시 선택적으로 보장되어서는 안 됩니다.
서울시에는 생리용품 지원 관련 조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조례는 실효성을 갖지 못합니다.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등이 지원 근거를 담고 있으나,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어 예산과 집행력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을 넘어, 서울에 사는 모든 여성 청소년이 보편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야 합니다. 또한 서울시는 중앙정부에서 시행하는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 집행률을 제고하여야 합니다. 2024년 기준 서울시의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 실이용률은 77.7%, 예산 집행률은 78.9% 입니다. 신청률과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개선책이 필요합니다.
한편, 「청소년복지지원법」을 근거로 하는 성평등가족부 생리용품 바우처 사업과 생리용품 지원에 대한 임의규정을 담고 있는 서울시 조례의 공통점은 대상이 여성 청소년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 입니다. 현재 생리용품 지원정책은 청소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성인 장애여성은 제도 밖에 놓여 있습니다. 장애여성이 성인이 된다고 월경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예산이 확보되어야 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와 지원체계를 보장하는 방향의 정책설계가 필요합니다.
여성청소년, 장애여성을 포함한 모두의 월경권, 건강권 보장을 위해 서울시는 공공생리대 지원사업을 즉각 복원하고 확대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 차원의 공공생리대 사업이 공표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범사업 단계입니다. 본사업으로 확대되고 안정적으로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사이에도 시민들의 월경은 계속되고, 필요한 사람들의 부담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정부 사업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서울형 공공생리대 사업을 신속히 시행해야 합니다. 본사업 이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정책 공백을 서울시가 책임 있게 메워야 합니다. 서울시는 주민센터, 도서관, 보건소, 복지관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공공생리대 거점을 확대하고, 공공이 제공하는 생리용품의 안전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닙니다. 가격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권리, 안전하게 사용할 권리,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평등한 월경권입니다.
서울시는 공공생리대를 시작으로 가격·안전·평등을 위한 보편적 월경정책을 즉각 시행하십시오.
서울시는 월경을 개인의 책임으로 남겨두지 말고 공공의 책임으로 전환하십시오.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월경권 보장을 위해 계속해서 함께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발언 5. 기후위기 시대, 일회용품으로 한정한 정책을 넘어선 ‘다회용 월경용품’ 접근성 보장을 촉구합니다.
조혜숙(초록상상 성평등팀 팀장)
안녕하십니까. 초록상상 성평등팀 사이입니다.
초록상상은 2005년 소모임으로 시작해 지역 여성들과 함께 건강하고 생태적이며 성평등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풀뿌리 시민단체입니다.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단편적인 물품 지원에 그치는 현행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실질적인 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최근 성평등가족부의 ‘공공 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은 분명 진일보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과연 ‘월경 빈곤’의 수치만 지우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여전히 월경을 둘러싼 구조적 모순과 정보 빈곤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초록상상은 지난 9년 동안 지역 내 ㅇㅇ여자고등학교 1학년 전 학급을 대상으로 월경 교육을 진행해 왔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 월경 교육의 부재를 생생히 증언합니다. 많은 학생이 일회용 생리대 외에 월경컵, 월경팬티 등과 같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중학교 때나 더 어릴 때 진작 배웠다면 월경을 긍정하고 내 몸을 더 잘 돌봤을 것이다”, “남녀공학을 포함한 공교육 전반에서 꼭 필요한 교육이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월경은 늘 고통스럽고 귀찮다고만 느꼈기에 월경을 멈췄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월경통을 줄이기 위해 증상에 따른 올바른 약을 복용해야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교육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과거 ‘일회용 생리대 위해성 논란’ 속에서 기업들은 당사자들의 불안을 ‘유기농’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가격을 올렸고, 이는 월경 빈곤의 악순환을 낳았습니다. 이러한 시장 논리 속에서 현행 지원 사업은 여전히 일회용품이라는 단일 선택지만을 강요합니다. 어떤 월경용품을 사용하느냐는 당사자의 건강권과 직결된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이에 우리는 월경을 터부시하는 문화를 없애고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요구합니다.
첫째, 월경용품은 시혜적 복지가 아닌 필수적인 ‘보편적 공공재’로 확립되어야 합니다.
공공화장실의 화장지나 비누처럼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인식될 때, 특정 집단에 대한 특혜 논란을 넘어 실질적인 건강권 보장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둘째, 다양한 월경용품을 직접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공 거점 공간’과 전달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일상적인 거점 시설에 다양한 제품을 상시 비치하여 정보의 격차를 줄이고,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월경용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셋째, 공교육 내 ‘인권 기반의 월경 교육’을 필수화해야 합니다.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신체 변화를 긍정하고 다양한 월경용품 정보를 접하고 사용법을 주체적으로 익히는 교육이 병행될 때 비로소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진작 배웠더라면 내 몸을 더 긍정했을 것”이라는 여성청소년들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십시오.
초록상상은 모두가 어떤 장벽도 없이 안전하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