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반값 생리대’로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가격, 그 다음을 말할 때다

여성환경연대
2026-01-29
조회수 110

862ee8cf132b2.png

[입장문] 

‘반값 생리대’로 충분하지 않다. 이제는 가격, 그 다음을 말할 때다


생리대 가격과 안전은 해묵은 주제다. 2000년대 초반 생리대 부가세 폐지 운동에서부터 2016년 ‘깔창 생리대’ 사건, 2017년 일회용 생리대 유해성 문제 제기에 이르기까지 여성환경연대를 비롯한 여성단체들은 생활필수품인 생리대의 가격 부담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말해왔다. 뿐만 아니라, 비싼 가격으로 인한 월경 빈곤 해소를 위해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과 ‘공공 생리대’ 등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생리대 가격 논의는 지난 20년간 이어진 여성들의 목소리에 대한 우리 사회의 뒤늦은 응답이자, 여성운동과 월경권 운동의 진전이다. 

그동안 중저가 생리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리대 제조사들이 비싼 가격의 프리미엄 생리대 판매에 집중함에 따라,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는 중저가 생리대는 구매가 쉽지 않았다. 정부와 기업이 비싼 생리대로 인한 어려움에 공감하며 대책을 내놓은 것은 그 자체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논의가 ‘가격’에만 과도하게 집중된 점은 우려스럽다. 중저가 생리대는 단순히 값만 싼 게 아니라,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가격과 안전을 동떨어진 문제로 놓지 말고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생리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안전한 생리대를 판별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생리대 속 화학물질로 인해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숨김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마땅하다. 생리대 가격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생리대 제조사의 책임감 있는 협력은 이러한 전제 위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수 있도록, 저렴하고 안전한 생리대는 월경하는 모든 시민에게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기본권이다. 이번 생리대 가격 논의를 시작으로 면생리대, 월경컵 등 다회용 월경용품을 포함한 각자에게 적합한 월경용품을 선택하고 접근할 수 있는 사회, 개인의 경제사회적 여건과 관계없이 서로 다른 월경 경험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 여성환경연대는 모두의 월경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것이다.



2026. 1. 29

여성환경연대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