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활동] 지역불평등·전력수급 불안정성·핵위험을 멈추기 위한 탈핵비상시국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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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

2026년 2월 5일(목) 10시 30분, 향린교회


여성환경연대는 2월 5일 향린교회에서 열린 탈핵비상시국선언 대표자회의와 기자회견에 참여하였습니다.

정부는 지난 해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승인한 데 이어, 최근에는 요식행위로 진행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 1월 26일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원자로 4기로 구성된 SMR 1기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 말기에 발표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 것입니다.

재생 에너지 확대 속에서도 출력 조절이 어려운 핵발전을 유지해온 국내 에너지 전략은 전력 공급 과잉으로 인한 대정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수원에서는 이에 대응하겠다며 원전의 출력을 낮추는 ‘감발 운전’의 빈도를 높여오고 있으나, 이는 친원전성향인 한수원 노조조차 경고하듯, “핵연료 건전성을 저해하고 국제 안전 기준을 위반하는 행위”로 대형재난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라,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선택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지방을 식민지화하고, 국민들과 미래세대의 안전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에 여성환경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150곳과 75명의 개인은 탈핵비상시국회의의 일원으로서 비상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막아낼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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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불평등·전력수급 불안정성·핵위험을 멈추기 위한 탈핵비상시국을 선언한다.


우리는 지금, 중대한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규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현 정부의 핵발전 정책 기조는 한국 사회의 안전과 민주주의, 기후정의와 동북아 평화의 미래를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 이것은 발전원 선택에 대한 단순한 에너지 정책 논쟁의 범위를 넘어, 시민의 생명·존엄·미래를 걸고 벌어지는 정치적·사회적 위기로 확장되었다. 우리는 지금,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비상국면에 서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26일 신규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관련 부지공모 절차 역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중대한 정책 결정은 시민과 지역사회가 충분히 참여한 숙의의 과정이 아니라, 졸속 행정의 결과에 불과했다.신규 핵발전소 추가 건설에 대한 정책 추진 과정은 ‘공론화’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요식행위로 진행되었다. 이미 결론이 정해진 상태에서 진행된 대국민 토론회와 짜맞춰진 여론조사는 숙의의 장이 아니라 여론을 관리하고 반대 의견을 배제하는 도구로 기능했다. 이는 무책임하고 왜곡된 포퓰리즘, 핵산업계의 일감 몰아주기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아울러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 추가 건설과 함께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도 추진하며 위험한 핵발전 체계를 구조적으로 연장시키려 한다.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 2호기를 비롯해, 현 정부 임기 동안 최소 6기의 핵발전소가 운영허가 만료를 맞이하며, 상당수가 수명연장의 심사 대상에 올라 있다. 핵발전소 신규 건설과 수명연장은 분리된 사안이 아니라, 핵위험을 고착화하는 하나의 정책 패키지다. 

정부는 ‘탈탄소’, ‘기후위기 대응’, ‘전력수요 증가’, ‘AI·반도체·데이터센터 산업 육성’이라는 언어를 앞세워 핵발전의 필요성을 맹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핵발전의 사고 위험, 방사성 폐기물 문제, 지역 주민의 삶에 미치는 장기적 피해, 사고 발생 시 회복 불가능한 재앙, 재생에너지 확대와 송배전망 충돌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는 전력수요 관리 실패와 산업 정책의 무능을 뒤로 한채, 가장 위험하고 비민주적인 방식인 핵발전으로 문제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에 불과하다. 

핵발전은 더 이상 우리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위험 그 자체이며,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우리사회와 공존할 수 없는 배제의 대상이다. 핵발전은 기후위기의 해법이 아니다. 오히려 기후위기 대응을 지연시키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요 감축이라는 근본적 해법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장기간의 건설 기간과 막대한 비용,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는 분산형·재생에너지 전환과 양립할 수 없다. 기후위기를 핑계로 핵발전을 밀어붙이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빼았는 또 다른 기후범죄이며,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방기다.

핵발전의 모든 피해는 언제나 지역과 미래세대에게 전가되어 왔다.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위험을 감내하도록 강요받았고, 방사성 폐기물은 다음 세대에게 떠넘겨졌다. ‘국가 전략’, ‘안보’, ‘산업 경쟁력’이라는 이름 아래 시민의 안전과 민주적 통제는 반복해서 후순위로 밀려났다. 특히 핵발전 정책은 군사·안보 영역과 결합되며 핵군사화와 핵확산의 위험까지 증폭시키고 있다.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지금, 핵발전 확대는 안전이 아니라 불안정의 씨앗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다른 길은 이미 가능하며, 동시에 그길이 현실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핵발전 중심의 에너지·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전력수요 관리의 강화,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확대, 그리고 핵위험과 핵군사화의 부담을 미래세대와 지역사회에 전가하지 않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조건이다. 세계 곳곳에서 탈핵은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로서 집행되고 있으며, 에너지 산업의 흐름 역시 핵발전이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압도적 우위에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만이 이 흐름을 외면한 채 구시대적인 위험한 선택으로 되돌아갈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고착화 되어가는 현 정부의 핵발전 정책에 맞서 우리의 생명과 존엄, 미래를 지켜야 할 비상시국으로 선언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 국민 안전과 환경 보전의 책무를 외면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강행하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

-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공모 절차를 포함한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

- 핵발전 확대가 아닌 재생에너지 확대와 적극적인 수요 관리, 지역 분산형 전원 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라.

- 이재명 대통령은 신규 핵발전소와 관련한 주요 쟁점을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지역주민 그리고 시민사회와 책임있는 대화에 직접 나서라.

우리는 행동할 것이다. 이것은 선언이자 경고이다. 정부가 시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위험한 결정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공동행동, 법적 대응, 그를 넘어선 모든 가능한 수단으로 맞설 것이다. 오늘의 선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되돌릴 수 없는 위험 앞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탈핵은 우리 사회의 생존 문제다. 우리는 핵 없는 사회를 향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년 2월 5일

탈핵비상시국회의 150개 참여단체 및 개인 75명 일동